▲ '임시휴업' 문구 적힙 블랙수면방 입구
[신소희 기자] 강남구 소재 '블랙수면방'은 지난 2012년까지 강남구 논현동에서 운영하다가 경찰의 단속에 적발돼 현재의 장소(신논현역 3번출구 옆)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남성 동성애자들에게 '찜방'이라 불리며 이들의 성적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사우나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블랙수면방이 '이태원 클럽' 방문자가 다녀간 곳으로 확인되면서 집단감염의 새로운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오후 4시 현재  '이태원 클럽'에서 나타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86명으로 늘었다. 이들 86명은 서울에서 51명, 경기에서 21명, 인천에서 7명, 충북에서 5명, 부산과 제주에서 각각 1명씩 확인됐다. 감염경로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해 감염된 사람이 63명, 이들로부터 2차 전파된 환자가 23명이다.

현재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블랙수면방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커뮤니티에 공개된 정보를 종합해 보면 남성 동성애자들 커뮤니티에서 인기가 높고 주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전해진다.

주 고객층은 주로 젊은 층이고 외국인도 종종 이용한다고 알려졌다. 출입구에서부터 외모에 따라 입장 여부를 결정한다.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 이용자들 후기를 보면 실내에서는 경우에 따라 집단 성행위도 이뤄진다고 증언한다.

블랙수면방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운영 원칙을 보면 '뚱뚱하신 분(출입금지)' '45세이상(출입금지)' '여러 사람이 모여 떠들고 끼를 부리시는 분(퇴실)' '피부병이 있거나 전염병이 있으신 분(절대 출입금지)' '타인을 촬영하거나 촬영목적으로 출입하신 분(퇴실)' '과도한 문신으로 타인에게 공포감을 주시는 분(퇴실)'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시는 매너 없으신 분(퇴실)' 등 다양한 조건이 빼곡하다.

블랙수면방 같은 동성연애자 전용 시설은 이번에 집단 감염 진원지로 지목받은 이태원 클럽이나 이와 유사한 성격의 유흥시설을 방문한 뒤 삼삼오오  모여 2차로 찾는 곳으로도 이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는 전언이다.

그런만큼 블랙수면방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접촉을 했다면 최소 수백 명의 인원이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된 것이어서 이들로 인한 'N차감염'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방역당국이 블랙수면방 방문자를 파악하는데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여러 동성애 커뮤니티에서는 동선 공개에 부담을 느낀 성소수자들 간에 "펜데믹까지 무조건 버티라"는 황당한 조언도 나오고 있다. 블랙수면방 방문 여부가 공개될 경우 성소수자라는 낙인이 찍혀 사회적인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한 글쓴이는 '이태원이나 블랙 갔다온 애들 절대 검사 받으러 가지마'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밝힌 이 글쓴이는 "직장이면 무조건 버텨야한다. 어차피 안죽고 대구처럼 팬데믹 오면 동선공개도 안된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걸리길 빌자"고 주장했다.

신천지, 이태원 클럽에 이어 블랙수면방이 코로나 집단감염의 뇌관으로 터질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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