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디 리의 감종의 우승 순간 (사진=SNS 캡쳐)
[김승혜 기자] 2019.  5월에 시작됐던 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 : AGT)에서 우승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한국계 코디 리 (Kodi Lee)

AGT는 올해 15회째로 기네스북에 ‘가장 성공한 리얼리티 TV포맷’으로 기록된 미 NBC TV의 프로그램이다. 5월부터 시작해서  9월에 우승자를 가리는 오디션으로 준준결승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코로나로 그 일정이 지켜질지 의문이다.

한해 전, 5월 예선부터 큰 화제를 불러오면서 결국 우승한 코디 리, 한국 이름 이태현의 우승은 감동 그 자체였다.

태어날 때부터 앞 못 보는 시각장애에 4살 때부터 자폐증까지 보인 코디 리는 이 프로그램 최초의 자폐증 출연자이고 우승자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흑인 혼혈 어머니를 둔 한국계 23살 청년, 아들 걱정에 힘든 삶을 살아야 했던 코디 리의 어머니 티나 리는 일찍 아들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음악으로 아들이 새롭게 태어나도록 이끌었다. 한국인 아버지 에릭 리와 남동생, 여동생도 사랑으로 뭉쳐 음악으로 가는 코디 리의 길을 밝혀 주는 손발이 돼 줬다.

앞도 보이지 않고 말도 어눌한 코디 리는 노래를 통해 어머니와 가족의 사랑과 헌신에 답하는 마음을 전했다. 노래하기 전과 노래할 때가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코디 리가 예선전에서 선택한 곡은  ‘ A song for You ’, ‘당신을  위한 노래’이다.

코디 리를 데리고 나왔던 어머니는 ‘이젠 너의 시간이야. 20대의 카메라가 지켜보고 있어 ‘라는 말과 함께 자리를 떠나 지켜 보았다. 노래를 듣고 입이 벌어졌던 심사위원들 중 한사람인 배우 가브리엘 유니온이 감동적인 멘트와 함께 골든 버즈 (Golden Buzzer)로 화답했다.
https://m.youtube.com/watch?v=U7QZmhODxrw

코디가 불렀던 노래는 미국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레온 러셀 (Leon Lussel)의 노래로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했는데 그중 Donny Hathway 버전을 택했다. 코디는 골든 버즈 덕분에 36명이 겨루는 준준결승으로 직행했다.

거기서 부른 노래는 잘 알려진 ‘ Bridge over Troubled Water ’, 이 노래의 작곡가 폴 사이먼은 코디를 위해 편곡까지 맡아 줬다.
https://youtu.be/AIXgLR4wFuU

이 노래 내용처럼 코디는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둡고 험한 자신만의 세계를 바깥 세상과 연결하는 희망의 다리를 놓았다. 코디는 볼 수도, 읽을 수도 없고 피아노와 음악을 배운 적이 없지만 한번 들은 음악은 즉시 피아노를 치고 부를 수 있는 음악적 천재성을 지니고 있다.

자폐증을 앓으면서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졌던  영화 ‘ Rain Man ’ 의 더스틴 호프만을 떠올리게 하는 천재성이다.  그래서 코디는 클래식에서부터 팝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모두 소화한다. 물론 한국가요도 포함됐다.

11명이 겨루는 준결승에서 코디는 의미 있는 곡 ‘You are the Reason', ‘당신이 바로 그 이유’라는 어머니에게 바치는 노래를  부른다. 예선에서 코디가 골든 버즈를 받았을 때 배경에 흐르던 곡이기도 했다. 

Britain Got Talent 출신의 가수 칼럼 스콧 (Calum Scott)이 불렀던 노래이다. ‘당신과 함께 있기 위해 당신을 지키기 위해 모든 산을 오르고 모든 바다를 헤엄칠 것‘이라고 노래했다. 
https://m.youtube.com/watch?v=2ww0yIpiM2c

칼럼 스콧과 이 노래를 듀엣으로 불렀던 '영국의 X Factor 우승자 레오나 루이스 (Leona Lewis)는 결승전 특별 무대에 등장해 코디 리와 이 노래를 함께 불렀다.
https://youtu.be/g7yqx8p0zJI

5팀이 겨루는 결승전에서 코디 리는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프레야 라이딩스 (Freya Ridings)의 ‘Lost without You ’를 들고 나왔다.

당신 없이는 길을 잃은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이 노래를 원곡처럼 피아노 반주로만 이끌어 가 관중과 심사위원들의환호와 기립박수를 받았다. 
https://youtu.be/qNWm2gdXYYw

독설가로 유명한 사이먼 코웰은  자신이  들었던  모든 것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들중 하나라면서 이순간을 평생 기억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디트로이트 청소년 합창단과 최종 후보로 남았다가 우승을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Y3Mf53LeKfA

100만 달러, 한화 12억 원을 상금으로 받은 코디 리는 색깔별로 그랜드 피아노를 사고싶다고 했다. 앞을 못보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동심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코디 리의 11월 라스베이거스 우승공연에는 두 동생이 함께 무대에 서기도 했다.

코디 리를 무대로 인도하고 다독거려 안심하고 노래 부를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어머니, 항상 곁에서 함께 격려하는 가족들,  이들은 시각장애와 자폐증을 이기고 인간승리를 이룬 공동의 주역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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