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15총선 개표조작 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 대회'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그제 투표조작의 증거라고 공개했던 비례대표 투표 용지는 지역 선관위에서 분실됐던 투표용지로 드러났다. 선관위는 투표 용지가 어떻게 민경욱 의원에 손에 들어갔는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민 의원은 "땡큐! 어서 나를 잡아가십시오"라고 답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개표 조작 증거라며 제시한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분실된 것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확인 결과, 경기도 구리시 선관위에서 잔여투표 용지 6장이 사라졌고, 일련번호가 민 의원이 공개한 투표용지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또 민 의원의 주장과 달리 해당 용지는 사전투표가 아닌 본 투표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는 당시 해당 잔여투표용지 등 선거관계 서류가 들어있는 가방을 개표소에 임시보관했지만 누군가가 일부를 가져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고, 민 의원 측이 투표용지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밝히고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민 의원이 경기도 한 우체국 앞에서 파쇄된 투표지 뭉치가 발견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를 의뢰했다.

민경욱 의원이 공개한 투표용지가 분실된 잔여투표용지가 맞다면, 누군가 훔쳐서 민 의원에게 건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민경욱 "부정선거 결정적 제보에 500만 원 드린다"

이에 대해 민경욱 의원은 지난 1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4.15 총선 투표 조작설에 대한 선관위의 반박에 재반론을 펼쳤다.

민 의원은 전날 자신이 기자회견에서 총선 조작설의 증거로 제시한 잔여 투표용지 6장에 대해 선관위가 "해당 투표용지는 구리시 선관위에서 유출된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잔여 투표지는 투표소나 선관위 창고에 있어야지 왜 개표소에 왔냐"고 반박했다.

민 의원은 "선관위는 왜 그 투표지를 개표소에 들고 갔냐"고 재차 물으며 "선관위는 내가 꺼내 흔들 때까지 표가 사라진 사실조차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관위가 (잔여 투표지의) 일련번호를 추적했다는데, 추적은 무슨 추적이냐 내가 친절하게 일련번호를 불러줬다"며 "또 내가 그 투표지를 사전투표지라고 했다는데, 그렇지 않다, 어제 발언을 다시 듣기 바란다"고 적었다.

민 의원은 중앙선관위가 자신이 해당 투표지를 입수한 경위에 대해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힌데 대해선 "나를 검찰이 조사하면 드디어 부정선거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겠다"며 "땡큐! 어서 나를 잡아가십시오"라고 썼다.

이어 민 의원은 13일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들을 대상으로 부정선거 제보 현상금을 걸었다.  민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동포 여러분! 이번 부정선거를 밝힐 수 있는 제보를 달라”고 적었다.

민 의원은 구체적인 현상금 액수도 밝혔다. 그는 "오늘 접수되는 결정적인 증거와 제보에는 500만 원, 내일은 400만 원, 15일 300만 원, 16일 200만 원, 17일에는 100만 원을 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올린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는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망치는 세 주범, 전자개표, 사전선거, QR코드는 앞으로 영영 사라져야 한다”며 "이들을 없애는데 앞장서겠다”고도 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민 의원의 사전선거 조작 증거 발표 현장에서 나온 지지자들의 "민경욱 대통령" 구호를 놓고 "민주당, 그들의 말대로 20년은 집권하겠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1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참패를 했으면, 반성하고 원인을 찾고 대책 마련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할텐데"라며 "그 와중에 무슨 정열이 남아돌아 '민경욱 대통령!' 코미디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저 동네는 희망이 안 보인다. 저렇게 망하고도 정신을 못 차리면 대책이 없는 것"이라며 "웃을 기분 아닌데, 자꾸 웃기면 짜증이 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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