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갓갓' 문형욱
[신소희 기자] 성(性) 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n번방’ 원조격인 ‘갓갓(대화명)’의 신상이 공개됐다. 갓갓은 경기 안성에 사는 대학교 4학년생 문형욱(24).

경북지방경찰청은 13일 오후 1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문형욱의 이름과 나이, 사진을 공개했다. 문형욱은 작년 2월부터 텔레그램에 1번방부터 8번방까지 이른바 'n번방'을 만들어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여성의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위원회는 신상공개의 이유에 대해 “피의자의 신상공개로 인한 피의자의 인권 및 피의자의 가족, 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 공개 제한 사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했다”면서도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라고 지적했다.

텔레그램 성 착취방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된 건 ‘박사’ 조주빈(25), ‘부따’ 강훈(18), ‘이기야’ 이원호(19)에 이어 네 번째다.

경찰은 9일 문형욱을 긴급체포했다. 지난해 7월 수사에 착수한 지 10개월 만이다. 문형욱은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5,200쪽이 넘는 경찰의 수사기록을 보고 “내가 갓갓”이라고 자백했다. 문형욱은 그간 일본과의 형사사법공조가 어려워 수사가 막혀 있던 1년 반 전 여고생 성폭행 사건도 자신이 지시했다고 시인했다.

경찰은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12일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문형욱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문씨는 최근 검거되기 직전까지 수도권의 한 국립대학교 건축 관련 학과에 재학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학과의 졸업 필수학점은 170학점으로 문씨는 지금까지 135학점을 취득해 원래대로라면 올해 1~2학기를 마치고 졸업 예정이었다. 해당 학과는 5년제다.

문씨의 대학생활은 여느 대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면서 무난한 대학 생활을 했고, 주변인과 마찰을 일으키거나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일도 없었다고 한다. 다만 학과 생활을 거의 하지 않았던 탓에 그를 기억하는 이가 많진 않았다. 심지어 같은 해에 입학한 그의 동기들조차 그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증언했다. 1학년 때 가까이 지냈던 몇몇 동기들이 있지만 군대를 전역하고 나선 거의 연락이 끊어지다시피 했다.

문씨와 같은 학과에 재학 중인 동기 A(24)씨는 “(문씨는) 학과 활동도 거의 안했고 딱히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없어 아웃사이더에 가까웠다”면서 “항상 출입문 바로 앞자리에 앉아서 수업을 들었던 모습 외엔 특별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문형욱은 오는 18일 검찰에 송치될 때 마스크나 모자로 가리지 않고 얼굴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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