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수 할머니
[심일보 대기자] 25일 이용수 할머니는 2차 기자회견에서 울분에 찬 목소리로 “정대협이 모금을 왜 하는지 모르고 끌려다녔고, 30년 동안 위안부를 이용한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과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를 맡았던 윤미향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첫 기자회견 때 생각지도 못한 게 많이 나왔다”면서 “검찰에서 해야 할 일이고 죄에 대해 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사리사욕에 따라 출마했다. 용서할 것도 없다”고도 했다.

이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과 윤 당선인의 부친, 남편이 1995년부터 2017년까지 다섯 채의 집을 모두 현금을 주고 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래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곽상도 의원은 "윤 당선인이 1995년 수원시 송죽동 빌라를 매수했는데 공교롭게도 1992년 정신대할머니돕기국민운동본부에서 모금을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윤 당선인의 남편이 대표인 인터넷언론사가 2015년부터 최근까지 수원시에서 홍보비 조로 1억3,000여만 원을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정의연 등의 회계 누락이 많은 반면 윤 당선인 개인계좌엔 의문의 돈이 상당액 들어 있다는 것이다.

"억대 현찰 동원능력으로 집을 사들이고 딸내미는 피아노를 전공해 그 비싼 미국유학 중이다. 시민운동을 헌신적으로 했다는 윤미향의 통장에 '3억2천만 원'이 떡 하니 있었다는 것이 정상인가? 세상의 어느 시민운동가 통장에 억대 잔고가 있을까? 그 돈들은 다 엄청난 고통을 겪은 위안부할머님들의 고혈을 짜낸 끔찍한 돈이다. 천박한 장사꾼, 인간 말종 윤미향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었다."

이날 전여옥 작가가 자신의 블러그에 '미저리 윤미향!'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의 한 대목이다.

하지만 이같은 폭로와 분노에도 불구, 민주당은 “사실 규명이 우선”이라며 신중론을 유지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 당선자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선 “30년간 위안부 운동을 함께 해 온 이 할머니께서 기자회견까지 하며 문제를 제기한 것 자체만으로도 안타까움과 송구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새로운 내용은 나온 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여전히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다. 청와대 역시 이 할머니 기자회견에 대해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의혹의 당사자인 윤 당선자는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의 입장 표명도 없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할머니가 던진 물음에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놔야 한다.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채 진보 진영 뒤에 숨어 있는 건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는 사람이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니다. 시쳇말로 '결자해지'란 고사성어를 들어 보기나 했는지 모르겠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

어제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과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를 지낸 어떤 이의 지난 30년 얼굴이 오버랩되면서 떠오른 글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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