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민희·김어준(우)
[김홍배 기자]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송파병에 출마했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과 관련해 비판적 의견을 내놓은 진보계 인사들을 질타했다.

김 교수는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거론하며 “시민단체 모금액으로 개인에게 밥을 사줄 수 없다고 쉴드를 치는데 참 어이가 없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궤변”이라고 했다.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용수 할머니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밥도 사주지 않았다’고 했는데 시민단체 기부금을 그렇게 쓰면 안 된다. 누가 밥을 먹자 그래도 지출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식행사의 주체로 활동하신 할머니에게 행사 후 식대로 사용하는 건 누구도 시비할 수 없는 합법적 지출”이라며 “돈이 없다고 거절한 건 투명성이나 자금 부족 때문이 아니라, 할머니를 돈 걷는 도구로만 간주하는 무서울 정도의 비인간적 행태에 다름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이어 “당일 모금행사에 힘들게 할머니를 모시고 다녔으면 윤미향 당선인 사비로라도 따뜻한 음식을 대접하는 게 인지상정”이라며 “윤 당선인은 할머니 끌고 다녀놓고 밥 좀 사달라는 요구를 매정하게 거절한 차가운 사람이 분명하다. 제기된 회계부정, 기부금 유용 의혹에 비춰보면 매정하게 밥 사주는 걸 거절하고 투명하게 기부금을 사용했는지도 믿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배후설’을 제기한 방송인 김어준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김어준은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용수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누군가 왜곡에 관여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문빠’ 진영의 궤변가로 빠질 수 없는 음모론이 가관”이라면서 “문구 하나와 대응 논리만으로 할머니가 배후인물의 꼭두각시라고 하는 의혹은 그야말로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가짜뉴스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설사 누구의 조력을 받았다 해도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정치인이나 공직자, 심지어 저도 공개 입장을 낼 때는 표현이나 문구를 상의한다. 결국 최종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할머니 스스로 결정한 게 분명한데도 배후조종 운운하는 건 곤경에 처한 진보 진영을 극구 방어하기 위한 물타기이자 자충수”라고 비난했다.

김 교수는 “진보 진영 인사들은 잘잘못도 구분 못 할 정도로 상식이 없나. 아니면 알면서도 끝까지 잡아떼는 것이냐”면서 “거짓말과 뻔뻔함과 파렴치함의 후안무치가 이젠 진보진영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또 이날 오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용수 할머니 수양딸의 "김어준 내게 전화해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김어준이야 뭐 걸어다니는 음모론이니까. 원래 음모론자들은 발언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사실이 아니라 상상의 왕국에 거주하는 자들이니까. 상상력에 죄를 물을 수는 없잖아요. 그저 그 황당한 환타지를 진지하게 믿어주는 바보들이 안 됐지. 방송사에서도 진실보다 중요한 것은 돈, 청취율 아니겠어요? 그냥 멍청한 이들을 위한 환타지물, 일종의 3류 문화컨텐츠라 보시면 됩니다"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근데... 그거 질리지도 않나? 빤한 내용, 소재만 바꿔 끝없이 우려먹는데. "냄새가 난다..." 킁킁 냄새 좋아하니, 방송 그만 두고 인천공항에서 마약탐지견으로 근무하면 참 좋겠어요. 내 참, 음모론 소재 삼을 게 따로 있지. 이런 문제까지"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후 이 할머니의 수양딸 곽모씨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떤 생각으로 어머님의 주변에는 어머님의 생각을 정리해줄 만한 사람조차 없다는 오만한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라며 김어준을 향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 네티즌은 김어준의 '음모론' 제기에 "너무 막나간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방송인으로서 공정한 시각부터 가져라"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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