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정재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경을 들고 세인트존슨 교회 앞에서 사진촬영을 했을 때 옆에 같이 찍혔는데, 이에 대해 후회하십니까." (기자)

"저는 정치적으로 적절하게 행동할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국방부를 무정파적(apolitical, 정치적 요소에서 배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현역 군을 지원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위 진압에 군 동원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장관의 공개적인 반대 의사에 불쾌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경질설까지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브리핑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 투입 경고성 발언과 관련해 "법 집행에 병력을 동원하는 선택지는 마지막 수단으로만, 가장 시급하고 심각한 상황에서만 사용돼야 한다"며 "우리는 지금 그런 상황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나는 (군 동원을 위한) 폭동진압법(Insurrection Act) 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반대 견해임을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미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흑인 인종차별 시위와 이로 인한 약탈, 방화 등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연방 자산과 민간인, 군대를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미국 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동진압법 발효를 검토 중이라는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 CNN 캡쳐
한편 이날 케일리 매커너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필요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동진압법을 사용할 것"이라며 에스퍼 장관의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 듯한 입장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스퍼 장관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즉시 답을 하지 않으면서도 경질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발언을 했다. 매커너니 대변인은 "현재까지 에스퍼 장관은 여전히 장관"이라며 "대통령이 신뢰를 잃으면 여러분이 제일 먼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에스퍼 장관과 백악관 브리핑에서 확인된 상반된 입장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고 해도 에스퍼 장관이 직을 유지할지 의문이 제기돼 왔는데 오늘 발언으로 낙마 시점이 빨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국방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현역 군 사용 여부를 놓고 결별했다"고 썼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