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군 위안부를 위한 '평화의 집' 쉼터 소장 고(故) 손모(60)씨가 남긴 메모. 서울서부지검 소속 수사관의 연락처가 남겨져 있다. 서부지검은 손씨에 대해 '조사도, 출석도 한 적 없다'고 말한 바 있다.(사진=손씨 측 제공)
[신소희 기자] 지난 6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난 정의기억연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마포쉼터(평화의 우리집) 소장 60살 손모 씨의 사망 경위 파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손 소장의 유품 중에서 검찰 수사관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놓은 메모가 발견됐다.

앞서 검찰은 쉼터 소장이 수사 압박을 받아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선을 그은 상태인데, 이 메모가 발견됨에 따라 작성된 시점과 경위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뉴시스에 따르면 최근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선 'OOO 수사관 010-xxxx-xxxx'라고 적힌 메모가 발견됐다.

특히 쪽지에 적힌 인물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기부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A수사관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형사부 소속이 아닌 계좌 추적 등을 지원하고 있는 부서 소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의연은 검찰 해명과 달리 손 씨가 지인들에게 압수수색 등 수사와 언론의 경쟁적 취재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 씨와 메모에 적힌 A수사관이 실제로 전화통화를 했는지, 했다면 몇 번이나 했는지, 통화 내용이 무엇인지, 메모는 언제쯤 작성됐는지 등은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A수사관은 손 씨가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놓은 이유 등을 묻기 위한 통화에서 별다른 설명없이 "제가 답변드릴 일이 아니다"는 말만 하고 끊어 정확한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손 씨 개인 계좌가 지난 2017년 4월 정의기억연대가 위안부 피해자 고(故) 이순덕 할머니의 조의금을 걷을 때 이용됐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도 앞서 진행된 정대협 당시 회계담당자의 소환조사에서도 이와 연계한 질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A수사관이 이와 관련된 내용을 질문하거나 손 씨에 대한 소환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연락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손 씨는 지난 2004년 5월부터 최근까지 토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보살피며 함께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약 16년간 동고동락하며 가족처럼 지내온 손 씨로선 검찰 압수수색, 언론의 의혹 제기 등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는게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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