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정재원 기자]  한국과 함께 방역 모범국으로 불렸던 뉴질랜드가 오는 15일에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할 예정이다. 뉴질랜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발령했던 경보단계를 8일 자정을 기해 1단계로 내렸다.

아던 총리는 뉴질랜드에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없다는 보고를 받고 딸 앞에서 잠깐 동안 춤을 추기도 했다면서 "오늘밤 자정부터 경보단계를 1단계로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던 총리는 "뉴질랜드에서 또 다시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이를 실패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1단계로 경보단계를 내리는 것은 특히 관광산업과 교통 분야에 좋은 소식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또 "비행기와 버스는 승객들을 태울 수 있고 카페들은 업소에 더 많은 테이블을 둘 수 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보건부는 이날 마지막까지 남았던 코로나19 환자 1명이 회복하면서 뉴질랜드에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모두 사라졌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보건부는 또 '8일에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며 '이는 지난 2월말 이후 처음이다'라고 전했다.

뉴질랜드 보건부는 "지난 17일간 4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며 "지난 12일간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한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만 역시 지난 7일부터 '방역 신생활'을 시작했다. 철저하게 통제됐던 방역 정책을 순차적으로 완화하며 일상생활로 돌아가겠다는 방침이다. 8주 연속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 따른 정책 변화다.

뉴질랜드와 대만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꾸준한 정책 추진'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국가 경계 단계를 쉽게 낮추지 않았고 단계별로 봉쇄 정책을 완화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비해 한국은 국가 경계 '심각(4단계)' 상황에서도 경제적 여건 등을 이유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가 경계는 여전히 '심각' 단계지만 방역 체계는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는 등 혼란스러운 정책을 추진했다.

한국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는 추가 확진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모습을 보였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마지막 날인 지난달 6일 기준 추가 확진자가 2명밖에 되지 않는 등 감소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생황발역이 시작된 지난달 6일부터 추가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에 이어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종교시설 산발 감염 등 밀집 시설을 중심으로 30~50명에 달하는 추가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제로’ 선언은 언제쯤 이뤄질까.

전문가는 ·섣부른 생활방역 전환이 추가 감염 확산을 키웠다고 지적한다. 추가 확진자 수가 줄어들더라도 감염 확산 추이를 좀 더 지켜봤어야 했는데 무리하게 생활방역으로 전환함으로써 피해를 더 키웠다는 설명이다.

9일 일부 의료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이달 들어 30명에서 50명대를 오가고 있으며, 수도권 중심으로 확산세가 지속돼 한 자리 수 진입까지 갈 길이 멀다"면서 "향후 1년 내로 코로나 확진자 제로 상황에 도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8일 기준 격리상태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제로가 됐고, 대만은 6명이고, 한국은 98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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