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원옥 할머니
[김홍배 기자]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마포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60)씨가 쉼터에서 머물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계좌를 활용해 돈 세탁을 했으며, 할머니 가족이 이 문제를 제기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7일 손씨 사망 소식을 전한 네이버 기사에 "위안부 할머니 가족"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면서 시작하는 댓글이 달렸다. 글쓴이는 "저 소장님이 할머니 은행 계좌에서 엄청난 금액을 빼내서 다른 은행 계좌에다가 보내는 등의 돈세탁을 해온 걸 알게 돼서, (소장에게) 그 금액을 쓴 내역을 알려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저런 선택을…"이라고 썼다. 이어 "뒷배도 없이 그동안 그렇게 돈을 빼돌린 것도 아닐 테고… 그 뒷배는 윤미향이겠고"라고 적었다.

네이버 과거 댓글 기록에 따르면, 글쓴이는 2018년 5월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92) 할머니 관련 기사의 댓글에서 자신이 '길 할머니의 손녀'라고 밝혔다.

12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온라인상에서 SNS 등을 통해 일파만파 퍼진 이 댓글은 최근까지 마포쉼터에 머물렀던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의 손녀가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길 할머니는 지난 11일 마포쉼터에서 거처를 옮겨 인천의 아들 집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길 할머니의 며느리 조모 씨는 최근 인터뷰에서 해당 댓글을 쓴 A씨가 자신의 딸임을 확인했다. 조씨는 지난 7일과 11일 두 차례 인터뷰에서 ‘딸이(A씨)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고 댓글을 쓴 게 맞느냐’는 질문에 “알고 한 게 맞다”며 “(국가에서 위안부 피해자에게) 돈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 몰랐다”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소장 손씨가 숨지기 수일 전 “바르게 해야 한다. 바르게 하려면 때로는 뼈를 깎는 아픔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바르게 해야 합니다”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지난 6일 손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는 “막상 이렇게 되니 마음이 아프다”며 “사람이 죽었는데 제가 무슨 저기(비판)를 하겠나. 그냥 덮고 가겠다. 손씨가 딸처럼 어머니(길 할머니)에게 잘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정의연 측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본지에 "돈과 관련된 조씨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길원옥 할머니 아들이 소장님에게 접근해 돈을 달라고 요구해왔다"면서 "소장님이 증거 자료를 다 모아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길원옥 할머니가 돈을 주라고 이야기해, 소장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아들에게 수천만 원을 건네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 안정 지원 대상자’로 결정되면 정부로부터 4,300만 원의 특별지원금을 일시금으로 받고, 매달 147만 원의 지원금과 신청시 152만 원의 간병비를 받는다. 길 할머니는 지난 2017년 국민 모금으로 조성된 1억 원도 받았다. 그중 5,000만 원을 정의연에 기부했는데, 그해 정의연 결산 서류 기부자 명단에 길 할머니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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