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갈무리
[김승혜 기자] 지난달 20일 출처가 불분명한 고양이 실험을 진행하고, 실험 뒤 마취없이 동물들을 안락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병원과 이 병원 소속 교수가 검찰에 고발당했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 유영재 대표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병원과 오 교수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마약류 관리법 위반,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한 것.

유 대표는 “오 교수 연구팀은 ‘인공와우(달팽이관) 이식기를 통한 대퇴청각피질 자극 모델 연구’를 진행하면서 서울대병원 동물실험윤리위원회로부터 동물실험계획서를 제출해 승인받은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는 기존에 수행한 연구과제명과 동일한 연구”라고 주장했다. 연구 재탕 의혹과 함께 쪼개기 연구를 위한 동물실험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이 유 대표의 설명이다.

또한 비구협은 앞서 오승하 교수 연구팀이 2018년 이 실험을 진행하며 실험용 고양이 6마리를 마취하지 않고 안락사한 의혹을 제기했다. 유 대표는 “고양이들에게 마취제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마약류 관리대장이나 식약처 마약류 통합시스템 등에서 전혀 찾을 수 없다”며 마약류관리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측은 해당 마취제(졸레틸)의 양이 단순 실수로 다른 동물실험에 중복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해명한 바 있다.

14일 SBS 'TV 동물농장'은 유기견, 실험견 출신의 비글들이 모여 사는 쉼터를 찾았다.

이날 의학, 과학적 목적을 위한 필수 방법으로 자리 잡아온 동물 실험의 대상이었던 비글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들은 실험이 종료된 후 쉼터에 모여 살았지만 활발한 성격의 비글이 아닌 여전히 트라우마와 후유증을 호소하며 조용한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실험 비글로 살아온 흔적이 몸 곳곳에 남아 있었는데, 귀에 식별 번호가 새겨져 있었으며, 이빨도 갈려 있었다. 실제로 연간 우리나라에서 실험에 동원되는 동물은 약 373만 마리였으며, 비글은 실험견 중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견종 중 하나다. 특히 비글 특성상 사람을 좋아하고 반항이 적어 통상적인 실험견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이 충격을 안겼다.

이에 대해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실험동물 의학 박재학 교수는 "의약품을 쓰는 한에서는 (동물실험을) 무조건 안 할 수 없다 "며 "긴급 상황이 벌어지면 동물실험을 통해 그러한 질환을 입증하고 그래서 치료제도 개발하고 백신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재학 교수는 "한 케이지에 동물을 넣어놓고 그렇게 실험을 하는 게 이 과정이 비인도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날 방송에선 실험견 출신 비글을 입양한 한 가정의 모습도 공개됐다. 견주는 "(눈빛에) 아무것도 없었다. 사람으로 치면 길을 잃어서 헤매고 있는 것 같았다. 슬픔도 기쁨도 없었다"고 처음 만났을 당시를 회상했다.

견주는 "지금 이렇게 웃기까지 5개월 정도 걸렸다"며 "세상에 나왔을 때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보니 아기 같았다. 실수를 해도 '그럴 수 있다'고 넘겨주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SNS에 "고맙고 미안하다" "필수불가결한 실험이라지만" "비글들이 행복하기만을 바란다" "아침부터 너무 울었더니 눈이 부었다" "너무 슬픈 현실"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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