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정 나서는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씨 아버지
[신소희 기자]'다크웹'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수천여개를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가 법정에 나와 "가족이 있는 곳에 있고 싶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선 손 씨의 송환을 요구하는 탄원 움직임이 일고 있다.

‘웰컴 투 비디오’는 최근 사회에 충격을 안긴 ‘텔레그램 n번방 성 착취 사건’의 원조 격이다. 이에 n번방 사건을 알리고 가해자들의 신상 공개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한 단체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손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심사 두 번째 심문기일인 이날 ‘총공(총 공격)’을 펼치고 있다.

1.1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N번방 총공 총괄계’는 SNS에 손 씨의 심문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형사20부의 전화번호와 팩스 번호 등을 공개하며 손 씨의 미국 송환을 강하게 촉구하도록 독려했다.

또 이들은 서울고법 홈페이지의 ‘법원에 바란다’를 통해서도 손 씨의 미국 송환 탄원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손씨는 16일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 심리로 열린 자신의 범죄인 인도 심사 청구와 관련한 2차 심문기일에서 "만약 한국에서 재판받을 수 있다면 어떤 중형이 내려져도 달게 받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첫 심문에 불출석했던 손씨는 이날 황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왔다.

손씨는 또 "저의 철없는 잘못으로 사회에 큰 피해를 빚어 죄송하다"며 "정말 납득하지 못 할 정도로 용서받기 어려운 잘못을 한 것을 알고 있고 송구스럽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어 "부끄럽고 염치없지만 대한민국에서 다시 처벌받을 수 있다면 어떠한 중형이라도 좋다"면서 "컴퓨터 게임으로 하루하루를 허비했고 아버지하고 많은 시간도 못 보냈는데 정말 다르게 살고 싶다"고 했다.

손 씨 부친도 심문 이후 눈물 맺힌 눈으로 "여태 잘 돌보지 못한 것이 한이 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도움을 주고 싶었다.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여태 미움만 앞섰는데 제가 아들답게 못 키웠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살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 "미국에 인도되면 (변호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거기에 가서 어떤 변호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보면 어릴 수도 있는 나이인데 한국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신다면 속죄하며 살게 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재판부는 이날 송환 여부를 결정하려했지만, 다음달 6일 추가 심문을 한 뒤 결정키로했다.

법률에 따르면 법원은 손씨가 다시 구속된 날부터 2개월 이내에 송환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이달 말이 마감시한이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오늘 중점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됐고, 법률은 가능한 두 달 이내에 결정하라고 하지만, 필요한 경우 범죄인 방어권 보장을 위해 충분한 심리가 진행돼야 한다"며 "심리가 필요한 경우 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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