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해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며 과거의 대결 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 8,000만 겨레 앞에서 한 평화의 약속을 돌려서는 안된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김정은 위원장은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이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머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지 사흘 만이기도 하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5시께 "오후 2시50분 요란한 폭음과 함께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비참하게 파괴됐다"고 확인했다. 이어 "쓰레기들과 이를 묵인한 자들의 죄값을 깨깨 받아내야 한다는 격노한 민심에 부응해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연락선들을 차단한 데 이어 개성공업지구에 있던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완전 파괴시키는 조치를 실행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강한 불만은 물론 더 이상 관계 개선 의지가 없다는 뜻을 명확히 표시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또 디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건강 이상이나 사망 위기를 감추기 위해 이같은 고강도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김정일 사망 당시 북한이 남한을 향해 "한국과 영원히 상종하지 않겠다는 비난을 퍼부은 것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영국 일간 테레그래프는 15일(현지사간) 김여정 제1부부장이 발표한 담화는 미국과의 협상이 진척이 없어 화살을 한국으로 돌린 것"이라며 "더 깊은 불만을 감추기 위한 '연막'"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 지난 14일 김여정의 담화에 이어 결국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에 대해 "미국을 향해서는 미국 대선국면에서 한반도 문제는 완전히 실종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며 "미국 대선이 결국 11월 7일까지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게 되는데 남∙북 문제, 한반도 문제가 이슈에서 사라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측으로서는 그 이슈가 늘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강한 행동을 통해서 했다고 생각한다."며  "개성공단 연락사무소가 갖는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봐야 한다. 앞으로 남∙북 관계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허파와 같은 곳이라고 봐야 하는데, 그곳을 폭파라고 하는 아주 심리적으로 충격을 주는 요법을 동원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하나는 남측을 향해서도 마찬가지이다. 하노이 북∙미 결렬 이후에 남∙북 관계 차원에서 진전이 전혀 없었고, 북측은 지금 대북 전단 살포 문제에 대해서 매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과정에서 북한이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주민들의 피로 현상도 굉장히 심화되어 있다고 봐야 하는데, 그런 과정에서 대북 전단 살포 문제가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거슬렸을 것이고,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북한이 강경한 말과 행동까지 가는 수순을 보여줬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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