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재원 기자] 코로나19(COVID-19)에 대해 '가벼운 독감'일 뿐이라며 심각성을 깎아내렸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65)이 코로나19에 걸렸다.

7일(현지 시간)  미국 CNN과 AP 등 외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현지 TV 생중계에 나와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장해 "공포에 떨 이유가 없다. 그게 인생"이라며 "삶은 계속된다. 브라질이라는 이 위대한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기 위해 주어진 임무와 내 인생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그는 마스크를 벗은 뒤 기자들을 향해 웃어보이며 "내 얼굴을 보라. 나는 정말 괜찮다"며 "날 위해 기도해 준 사람들, 또 그들이 원하는 만큼 나를 비판한 사람들 덕분"이라고 했다.

이날 현지 언론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 대사관에서 관계자들과 식사를 한 뒤 증상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후 6일 38도까지 열이 나는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나 코로나19 진단검사 및 폐 X-레이 검사를 받았다. 수도 브라질리아의 군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평소와 달리 마스크를 착용했고 가까이에 사람들이 오지 못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일간지 오글로보(O Globo)에 따르면 토드 채프먼 주브라질 미국대사는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외무장관, 국방장관, 자신의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 등을 초대해 오찬을 함께 했다.

채프먼 대사를 포함해 당시 자리에 동석한 이들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고 오글로보는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를 놓고 "작은 독감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최근까지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며 "운동 선수 출신인 나는 바이러스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인구의 70%가 감염되는 걸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경제 활동 중단은 궁극적으로 코로나19를 막는 것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야기할 것"이라며 봉쇄에 반대해 왔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62만8,283명으로,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다. 사망자는 6만5,631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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