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 장병 5명을 살해하고 7명을 다치게 한 뒤 무장탈영 후 부상당한 채 검거된 임모(23) 병장으로 둔갑시킨 가짜 임 병장이 지난 23일 오후 5시34분에 모포로 전신을 뒤덮은 상태에서 국군강릉병원 관계자들에 의해 야전용 들것에 실려 강릉아산병원 응급치료센터로 옮겨지고 있다. 국방부는 24일 들것의 환자는 임 병장이 아닌 이른바 배우였다고 인정했다.
 전방부대 총기난사 사건 늑장대응 등 군사작전에 실패한 군(軍)이 '임 병장 빼돌리기 작전'은 성공했다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23일 강릉 아산병원에서 '가짜 임 병장'을 연출한 것은 환자 이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며 "응급실 길목이 좁아 가짜 환자를 통해 연출하고 임 병장은 다른 통로로 옮겼다"고 24일 뒤늦게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산병원에서 요청해 가짜환자를 연출한 것이지 우리가 의도적으로 하지 않았다"면서 "위급한 상황에서 (그렇게)할 수밖에 없던 점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현관으로 들어온 환자는 임 병장이 아닌 가짜 환자"라며 "우리가 군 당국에 가짜환자를 요청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토존을 설정하면 취재진에 방해받지 않고 임 병장을 얼마든지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어 국방부의 해명은 군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3일 '여군 대역을 이용한 연출' 의혹을 제기하자 국방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다 하루가 지난 24일 오후에야 뒤늦게 해명에 나섰지만 국민을 기만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병장의 총상부위도 왼쪽 가슴 위쪽에서 어깨 뒤쪽을 관통한 것으로 알려져 본인이 자살을 위해 입은 총상이라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정확한 경위 파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타인에 의한 총상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군은 24일 오후까지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직 군 간부는 "동해안 최전선 GOP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늑장대응과 작전실패 등 총체적 부실대응에 이어 범인 후송작전도 가짜였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환자 빼돌리기 작전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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