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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일보의 세상만사] "지금 우리는 어떤 프레임을 갖고 사는가"
심일보 기자  |  jakys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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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29  14: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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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 프레임" 사진=장맛비가 이어진 지난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바라본 남산타워 위로 먹구름이 잔뜩 껴 있다.
[심일보 대기자]프레임의 법칙이란, 똑같은 상황이라도 어떠한 틀을 갖고 상황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이 달라진다는 법칙이다. 작금의 정치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진보와 보수, 여야의 불협화음, 극심한 편가르기도 자기의 고정관념에서 나오는 선입견이나 편견 때문으로 상대방을 배려함 없이 모든 걸 자기 입장에서 자기중심적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진중권 전 교수는 지난 19일 밤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35·구속) 전 채널A 기자의 대화 녹취록 관련 KBS 보도에 대해 "MBC 왜곡 보도의 재탕"이라고 했다. KBS는 전날 밤 메인 9시뉴스에서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가 "4월 총선을 앞두고 만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가, 이날 밤 9시뉴스에서 사과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MBC의 뒤를 이어 이번엔 KBS가 나섰다"며 "공개된 녹취록을 읽어봤다. 부산 녹취록이 첨가됐을 뿐, 녹취록에 없는 얘기를 날조해 '검언 유착' 프레임을 만드는 수법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날조된 시나리오는 (제보자X로 불리는) 지모씨,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짰다는 '작전'의 시나리오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가 이날 말한 그들의 '프레임을 만드는 수법'은 앞선 설명처럼

어떠한 틀을 만들어 상황을 해석했다는 주장이다. 아마 상대측은 '사실에 근거한 팩트'라 주장할 것이다.

최근 출간된 <뉴타입의 시대·파워>란 책에서 저자는 코로나 19 사태 등으로 초래된 지금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요구되는 사고와 행동의 프레임 전환에 관해 예컨대 문제를 주기를 기다려 정답을 찾는 것이 '올드 타입'이라면 문제를 발견해 제안하는 것은 '뉴 타입'이라고 했다.

저자는 20세기에서 21세기 초까지 약 50년간 세계를 주도하던 전문성, 능력과 자질, 논리와 경험은 이미 급속하게 평범한 것으로 취급받거나 무능한 것이 돼 버렸다면서 이를 '올드 타입'이라고 정의했다. 코로나 19 사태와 그로 인한 혼란은 '올드 타입'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반면 대전환의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 유형과 사고 프레임의 핵심 요소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문제를 '발견'해내는 능력, 쓸모 있는 일보다 '의미와 가치'가 있는 노동, 이미 넘쳐나는 물질의 생산보다 '지금 우리는 어떤 미래를 구상해야 하는가'에 대한 통찰이 뉴 타입이라고 했다.

저자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기만의 철학과 직감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위기를 돌파하고 시대에 필요한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이 '우리는 과연 어떤 프레임을 갖고 사는가? 되새김질해 봐야 할 때'란 생각이다.

프레임과 관련된 이야기 3편을 소개한다.

이야기 1

공자가 제자들과 함게 진나라로 가던 도중에 양식이 떨어져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적이 있었다. 아끼는 수제자 안회가 가까스로 쌀을 구해 와 밥을 지었다.

공자는 밥이 다 되었는지 알아보려고 부엌을 들여다 보다가 밥솥의 뚜껑을 열고 밥을 한 움큼 먹고 있는 안회의 모습을 보았다.

공자는 깜짝 놀랐다. 안회는 제자 가운데 도덕 수양이 가장 잘되어 아끼는 제자였기 때문이다.

​공자는크게 실망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이윽고 안회가 밥이 다 되었다고 하자 공자가 말했다.

​"안회야! 내가 방금 꿈속에서 선친을 뵈었는데 밥이 되거든 먼저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라고 하더구나."

​밥을 몰래 먹은 안회를 뉘우치게 하려는 의도였다.

​그 말을 들은 안회는 곧장 무릎을 꿇고 말했다.

​"스승님! 이 밥으로는 제사를 지낼 수는 없습니다. 제가 뚜껑을 연 순간 천장에서 훍덩이가 떨어졌습니다. 스승님께 드리자니 더럽고 버리자니 아까워 제가 그 부분을 먹었습니다."

​공자는 안회를 잠시나마 의심한 것이 부끄럽고 후회스러워 다른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전에 나는 나의 눈을 믿었다. 그러나 나의 눈도 완전히 믿을 것이 되지 못하는구나. 그리고  나는 나의 머리도 믿었다. 그러나 나의 머리도 역시 완전히 믿을 것이 되지 못하는구나. 너희는 보고 들은 것이 꼭 진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명심하거라."

​​이야기 2

​인도의 시인  타고르가 어느 날 자기 집 마당을 쓰는 하인이 세 시간 넘게 지각을 하자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하인을 해고해야겠다고 작정했다. 3시간 후 허겁지겁 달려 온 하인에게 빗자루를 던지며 말했다.

​"당신은 해고야! 빨리 이 집에서 나가!"  그러자 하인은 빗자루를 들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어젯 밤에 딸 아이가 죽어서 아침에 묻고 오는 길입니다."

​타고르는 그 말을 듣고 인간이 자신의 입장만 생각했을 때, 얼마나 잔인해 질 수 있는지 배웠다고 한다

이야기 3

시장통을 거쳐가는 8번 버스엔 늘 승객들이 만원이다. 보따리마다 주고 받은 정을 받아온다고들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를 매달고 있다. 한참을 달리던 버스 안에서 갑자기 아기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잠시 후, 그치겠지 했던 아이의 울음소리는 세 정거장을 거쳐 올 때까지도 그칠 기미가 없어 보였다. 슬슬 화가 난 승객들은 여기 저기서 “아줌마 애기 좀 잘 달래봐요..”

​“버스 전세 냈나..” 

“이봐요. 아줌마 내려서 택시 타고 가요! 여러 사람 힘들게 하지 말고.... “ 

“아~짜증 나... 정말 “

​아기를 업은 아줌마에 대한 원성으로 화난 표정들이 버스 안을 가득 매우고 있을 그 때 차가 멈추어 섰다. 다들 의아한 표정으로 버스기사만 바라보고 있는데 일어서 문을 열고 나가서는 무언가를 사들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는 성큼성큼 아이 엄마에게로 다가간 버스기사는 긴 막대사탕의 비닐을 벗겨 애기 입에 물려주니 그제서야 아이는 울음을 그쳤다. 다시 버스는 출발을 했고 버스 안에 승객들은 그제야 웃음이 번졌나왔다.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야 하는 아이 엄마는 버스기사에게 다가와 고개를 숙이며 "손등에 다른 한 손"을 세워보였다. “고맙습니다.. “라는 수화로 고마움을 표현한 아이 엄마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청각 장애인이었다.

​아이 엄마가 내린 뒤 버스기사는 아주머니와 아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사랑의 불빛을 멀리 비추어 주고 있었어도 누구하나 "빨리 갑시다” 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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