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인도 뭄바이의 빈민촌에서 의료 검진 중 체온을 점검하는 의료인.[사진=CNN 캡쳐]
[정재원 기자] 인도 뭄바이에 있는 빈민가 주민 가운데 57%가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빈민가의 좁고 비위생적인 환경에 힘입어 소위 '집단 면역'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7월 인도 금융 중심지인 뭄바이의 3개 교외 빈민 지역 다히저, 쳄부르, 마퉁가 주민 6,936명을 대상으로 한 혈청 조사에서 주민 57%가 항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국립역학연구소는 "뭄바이의 빈민가가 집단 면역에 도달했을 수 있다"면서 "뭄바이 사람들이 감염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원한다면 이곳에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 면역은 인구 60%가 항체를 가지면 그 나머지 중에서 일부 확진자가 생겨도 병을 확산시키기 어렵다는 이론이다. 뭄바이의 수치는 거의 집단 면역 수준에 도달했다.

뭄바이 빈민가는 좁은 공간에 많은 이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것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예를 들어 뭄바이 빈민가 중 가장 큰 지역인 다라비는 샌프란시스코 인구가 뉴욕 센트럴파크 크기 땅에 모여 산다. 80명이 화장실 하나를 같이 쓰고 9제곱미터(㎡) 방에 8명 대가족이 산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바이러스가 이미 확산한 만큼 뭄바이의 실제 확진자 수는 공식 통계인 11만 명이 아니라 수백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하는 반면,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이번 조사 대상자 대부분이 코로나19 증상이 없었던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빈민가에서 우려됐던 심각한 인명 피해 없이 집단 면역 기준인 항체 보유율 60%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29일(현지시간) 인도는 미국,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나라로 누적 확진자 수는 153만5,335명, 사망자 수는 3만4,252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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