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석 원장
건강 상담을 할 때 대답하기 가장 난감한 부분이 바로 술과 커피다. 둘 다 몸에 좋다는 연구 결과도 많고, 몸에 나쁘다는 연구 결과도 많아서 사실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들도 혼란스럽기는 매한가지다. 이 책에서는 독자들의 판단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사실을 알아보기로 한다.

침팬지나 고릴라들도 오래된 과일을 술처럼 먹는다. 술의 역사는 그만큼 오래되었고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찾을 수 있다. 술의 가장 큰 문제는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설탕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방간, 내장 지방, 비만이 된다. 술배는 과학적으로 맞는 얘기다.

알코올이 분해되고 대사되는 과정에서 많은 비타민이 소모되고, 소화기 점막을 자극하는 문제도 있다. 술이 분해되어 나오는 아세트알데히드는 방사능을 분출하는 라돈과 같이 1등급 발암 물질로 분류되어 있다.

한국 사람들이 마시는 술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서민의 대표적인 술인 소주는 인공감미료가 들어 있는 가공식품이다. 맥주는 글루텐 문제가 있다. 와인은 두통을 일으키는 방부제인 설파이드와 히스타민이 들어 있고 재배할 때 엄청난 농약이 사용된다.

적포도주에 함유된 레스베라트롤이란 항산화 성분이 심장병과 당뇨에 좋다는 기사들이 나돌면서 애주가들을 안심시키는데 이 성분이 건강에 좋다는 실험에서 사용한 레스베라트롤 양은 100~250mg 정도다. 그런데 적포도주 한 잔에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은 1mg 이다. 즉 100~250잔 정도 마셔야 된다는 얘기다. 사실 특정 영양소가 건강에 좋다는 연구들을 잘 살펴보면 대부분 실제 음식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고단위 추출물을 대상으로 삼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런 영양소가 포함된 음식을 많이 먹어도 바로 효과를 보진 못한다.

기자들은 이런 기사 쓸 때 조심해야 하고, 의료 소비자들도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포도주로 심장병이나 당뇨 예방하기 전에 먼저 알코올 중독자가 될 수 있다.

집에서 좋은 재료로 만든 막걸리나 과일주를 마시면 좋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전통 발효주를 적당히 마시는 것이 제일 좋고, 술을 건강하게 마시는 법은 도수가 낮은 술을 천천히 마시고 술 마신 만큼 물을 마시는 것이다. 폭탄주를 만들어 먹거나 탄산음료, 주스를 같이 마시는 것은 명을 재촉하는 지름길이다.

커피 알고 마시자

커피는 물 다음으로 제일 많이 마시는 음료다. 커피 전문점도 많고 종류도 많은데 나처럼 커피를 안 마시는 부류는 아메리카노조차 모른다. 커피에는 항산화 성분도 있고 각성 효과도 있지만 그렇다고 건강을 위해 커피를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 그냥 습관적으로 마신다고 솔직하게 고백하자. 또 커피보다는 식용유로 만든 크림이나 설탕 맛을 즐기기 위해 마시는 경우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카페인의 도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이는 부신 기능이 떨어져서 아침에 코르티솔이 정상적으로 나오지 않아 정신이 바로 들지 않는다는 문제를 의미한다. 카페인의 도움 없이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어야 정산이다. 카페인은 탈수 현상을 일으키며 간이나 신장에 부담이 되고, 커피는 산성 식품이고 잔류 농약 문제도 있다.

또 알려지지 않은 다른 문제가 있다. 커피 원료 열매를 생두라 하고, 생두 볶은 것을 원두라고 한다. 그 원두를 잘 갈아서 타 마시거나 필터로 내려 먹는다. 그런데 생두를 볶는 과정에서 공기와 열에 노출되어 산패가 일어난다. 따라서 볶은 후에는 빨리 소비해야 된다. 문제는 시중에서 파는 대부분의 커피가 볶은 지 몇 주 혹은 몇 달이 지나 산패가 심한 경우가 많은데 전문 바리스타가 아니면 멋으로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카페인을 피하기 위해 카페인 무첨가 커피를 마시는 경우에는 스위스워터 용법을 거친 커피가 좋고, 내려 먹는 커피는 표백제가 들어 있는 필터를 피해야 한다.

필자는 건강한 사람에 한해 유기농 커피로 1~2잔을 에너지가 떨어지는 오후에 마시길 권한다. 또 공정 무역 거래 제품을 선택하면 경제 불평등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커피 끊으면 죽을 것 같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직까지 커피 끊어서 생이 끊어진 경우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커피 대신 몸에 좋은 각종 허브차를 선택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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