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희 前 충주시장/시사플러스 칼럼니스트
이낙연 의원은 대권후보 1순위다. 여론조사에서 항상 1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과 강이 너무 험하다.
이낙연 대권후보는 전남지사 출신이다. 또 동아일보 출신이다. 총리, 국회의원보다 먼저 보이는 경력이다.
대선 막바지에 가면 우리나라는 지역감정으로 '묻지마 투표'를 한다. 호남이 영남보다 숫적으로 열세다. 이게 이낙연 아니 호남의 한계다.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은 'DJP연합'으로 충청지역과 연대를 했다. 그 후로는 호남이 지지하는 민주당 후보는 부산 출신이다. 바로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다.
이와 같은 지역적 한계가 이낙연 대권후보를 괴롭힌다. 여기에 동아일보 출신으로 보수성향의 사람들을 어떻게 포용할지 고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진보와 보수 양진영은 도저히 타협이 되지 않는다. 타협이 되지 않는 데는 진보, 집권측이 문제가 많다. 적폐청산에 대한 개념정립이 명확치가 않다. 보수측을 토착왜구로 매도하며 청산대상으로 여긴다. 물론 보수측이 여지껏 '종북좌빨' 이라며 진보측에 대해 선제공격을 감행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보복으로 보수측을 청산대상으로 적대시하며 '협치(協治)'를 주장하는 것도 모순이다.
자기들을 적폐로 여기고 청산하겠다는데 보수측이 강력 반발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적폐청산이 검찰개혁과 맞물려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과 야당, 검찰이 한통속이 됐다. 결사항전으로 싸운다. 한마디로 양 진영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낙연 의원은 친정인 동아일보 기자들과도 분위기가 서먹할 것이다. 자연히 말을 아낄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과격한 진보측 인사들은 또 불만일 것이다.
호남사람들은 티내지않고 은근히 이낙연 후보자를 지지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얻었다. 이낙연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월등히 앞서 간다. 이는 호남사람들의 지지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낙연 의원은 당내기반이 취약하다. 당대표가 되어 당조직을 장악하는게 대권에 유리하다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당내기반이 탄탄한 586운동권 핵심세력은 셈법이 다르다. 이들은 이낙연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야당의 견제로 자연스레 지지율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그 이후를 준비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의 갑작스런 죽음이 변수가 됐다. 이재명 지사가 살아났다. 이 지사의 혁신적 행정에 매료된 사람들이 많다. 이 지사는 경북 안동이 고향이다. 민주당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수가 있다. 이재명 지사가 뜨기 시작했다. 이 지사도 586주류는 아니지만 586세대다.
하지만 전대협출신 586운동권 당내 핵심세력들은 이재명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 이재명 지사의 서울 부산시장 무공천 발언에 민주당이 집중포화를 날렸다. 이 지사가 하루 만에 이를 번복했다. 눈여겨 볼만한 사건이다.
결국 이재명이 이낙연을 살린 꼴이 됐다. '정치란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는 말이 실감난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가 무척 중요하다. 민주당의 책임정치가 도마위에 오른다. 책임정치의 실패는 이낙연 의원이  대권후보가 돼도 당선을 장담할 수가 없다. 이 의원은 어차피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다. 위기는 곧 기회다. 이낙연 의원이 대표가 되어 중심을 잘 잡고 책임정치의 시범을 보여주면 내년 보궐선거는 물론 대권도 걱정할 게 없다. 이낙연 의원은 8월 29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로 무난히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이낙연의 대권후보 낙마는 곧 바로 민주당의 대권후보 춘추전국시대를 의미한다. 이재명 지사가 다크호스로 등장하게 된다. 586운동권세력은 답답할 것이다. 맞서 싸울 수도 없다. 당의 분열을 초래한다. 정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  그래서 586운동권 핵심세력은 물론 민주당은 이낙연 의원을 지킬 수밖에 없다. 나무 위에 올려놓고 흔들 수가 없다. 그래서 이재명이 이낙연을 살렸다는 것이다.
전북 출신의 정세균 총리는 이낙연 의원(전남)에 가려서, 경남출신의 김두관 의원은 이재명 지사(경북)에 가려서 빛을 볼 수가 없다. 대권후보 여론조사 조차도 하지 않는다. 대권후보 경선은 이낙연 前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양자대결이 예상된다.
이재명 지사는 꽃놀이 패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면 다크호스로 등장한다. 이낙연 의원이 대권후보가 되면 경기지사 재선에 도전하고 차차기를 노리면 된다. 대선과 맞물려 이재명을 공천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이도 64년생 아직 젊다.
586운동권 핵심세력들은 이재명의 대권은 자신들의 퇴진을 의미한다. 도저히 용납하기가 힘들 것이다. 이들은 "이낙연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 할 것이다. 그리고 차차기를 기약할 수밖에 없다.
이낙연 후보는 조직 확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민주당 공조직보다 더 튼튼한 조직을 만들 수가 없다. 정확한 정세판단과 철학정립이 먼저다.
무슨 일을 하든 이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과연 옳은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측은지심과 역지사지가 체질화 되면 낙마하는 일은 없다. 국민의 감성을 먼저 어루만져아 한다.
이낙연 의원의 대권성공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호남 사람들이 지역적 컴플렉스에서 벗어나게 한다. 지역연합을 하지 않고도 집권할 수 있는 선례를 보여주게 된다. 진정한 의미의 지역감정 해소가 될 수 있다. 또 이낙연 의원은 언론인 출신이다. 아직 언론인이 대통령이 된 적이 없다. 언론인들도 관심이 높다. 조중동도 가능한 비판하지 않고 이낙연 의원을 지켜본다. 이낙연 의원의 대권 성공은 언론의 사회적 책임감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낙연 대권은 한번은 거쳐야 할 시대적 의미를 분명히 담고 있다. 여기에 보수측과의 협치, 타협도 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지지율이 높은 것이다.
이낙연 의원이 당대표가 된 후 책임정치를 어떻게 할지?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 방안은 무언지? '적폐청산과 보수측과의 협치' 사이에서 개념정립은 어떻게 할건지? 한마디로 넘어야 할 산과 강이 너무 많다. 이낙연 의원은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최선의 대선전략이나 다름없다. 대책이 시원찮으면 중도층은 등을 돌린다. 대권은 항상 험난하다.
우리나라는 아직 총리 출신이 대권에 성공한 적이 없다. 과연 이낙연 前총리는 대권에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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