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심일보 대기자] 6일 정치권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권경애 권경애 변호사와 청와대·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검언유착' 진실공방이 치열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검언유착'이 아닌 '권언유착'의 모양새다.

이날 통합당은 권 변호사의 주장을 토대로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혹은 한 위원장이 MBC의 검언유착 관련 보도 내용을 사전에 알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윤 수석과 한 위원장은 이를 부인했다. 권 변호사는 이들의 반박에 "기억의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한 위원장이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고 맞섰다.

이같은 공방에 진중권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게 말이냐 방구냐, 그거 니가 기획했잖아. 자기가 짠 "작전"을 자기가 모르는 경우도 있나?  자기 페이스북에 "작전" 들어간다고 자랑까지 해놓고 뭔 소리를 하는 건지. 저 뻔데기 아이큐로 작전을 짰으니, 그 모양 그 꼴이 된 거지. 지금 너희가 짠 작전을 사전에 한상혁이 알았다는 게 문제 아냐. 그래도 그 사실까지 부정하지는 못하네."라고 비판했다.

이어 "먹물 뿌려 얼버무리려고 하는 걸 보니. 그거, 하나 평가해줄께. 근데 먹물을 뿌리려면 제대로 뿌려야지. 무슨 오징어 먹물이 이렇게 투명하냐."라고 꼬집었다.

해당 논란은 권 변호사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채널A와 한동훈 검사장의 유착을 보도한 MBC 보도 직전 정부 핵심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권 변호사는 "MBC의 한동훈(검사장)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 보도 몇 시간 전에 한동훈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거니 제발 페이스북을 그만두라는 호소?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6일 한 위원장과의 통화 내용 일부를 공개하면서 "진 교수의 말처럼 '권언유착 증거'가투명하게 드러났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전날 주장을 일부 정정하면서 “그날 저는 MBC보도를 보지 못한 상태로 야근 중에 한상혁 위원장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통화를 마친 몇 시간 이후에 보도를 확인하였기에 시간을 둘러싼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뒤늦게 확인한 MBC 보도에서 한동훈 검사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는데도, 보도 직후에 그의 이름이 언급이 되어서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면서 “한상혁 위원장은 왜 3월 31일 MBC가 ‘A검사장’으로만 보도하였음에도 한동훈의 이름과 부산을 언급하셨는지 내내 의문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권언유착의 가능성을 여전히 의심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권언유착의 의혹을 시간을 둘러싼 기억의 오류로 덮을 수는 없다”고 부언 설명했다.

실제로 MBC 보도 내용을 보면 채널A 이동재 기자와 통화했다는 검사장을 ‘한동훈’으로 적시하지는 않았다. A검사장이라는 표현도 없다. 한 검사장은 당시 보도에서 ‘인터넷 쳐서 나오는 윤석열의 가장 최측근 그 검사장’ ‘ㅇ머시기’ ‘해당 검사장’ ‘ㅇㅇㅇ검사장’ ‘현직 검사장’ 등으로 등장한다.

한편 위원장은 이날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하면서 “채널A 기자-검사장 간 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 보도(3월 31일자) 직전에 권경애 변호사와 통화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했다. 당시 권 변호사와 통화한 휴대전화 통화목록 캡처 화면을 공개하면서 “통화 시간은 MBC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이상 지난 9시 9분”이라고 했다.

이어 “통화 내용 또한 MBC 보도와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 해당 보도 이전에 채널A 사건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 권경애 페이스북 캡쳐
다음은 권경애 변호사의 6일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보도 및 한상혁 위원장의 입장에 대하여>

1. 3월 31일 제가 한상혁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은 오후 9시경이 맞습니다.

2. 그 날 저는 MBC보도를 보지 못한 상태로 야근 중에 한상혁 위원장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통화를 마친 몇 시간 이후에 보도를 확인하였기에 시간을 둘러싼 기억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3. 한 시간 반 가까이 이어진 그날의 통화내용 중에는

-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
= 촛불 정권이 맞냐. 그럼 채동욱 쫓아내고 윤석열 내친 박근혜와 뭐가 다르냐,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어떻게 쫓아내냐. 윤석열은 임기가 보장된 거고.
윤석열 장모는 수사 하면 되지 않느냐,
- 장모나 부인 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김건희를 잘 안다. 윤석열도 똑같다, 나쁜 놈이다.
한동훈은 진짜 아주 나쁜 놈이다. 쫓아내야 돼.
= 한동훈 등등은 다 지방으로 쫓아내지 않았냐.
- 아예 쫓아내야지. 한동훈은 내가 대리인으로 조사를 받아봤잖아. 진짜 나쁜 놈이다.
= 수사 참여할 때 검사가 좋아 보일 리가 있나. 뭐가 그렇게 나쁘다는 거냐.
- 곧 알게 돼.

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4. 뒤늦게 확인한 MBC 보도에서 한동훈 검사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는데도, 보도 직후에 그의 이름이 언급이 되어서 강한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지인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자료를 가지고 있습니다.

5. 페이스북에 친구공개로 삭제를 예고하며 보도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고, 기사화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 날의 대화 정보만으로는 MBC 보도가 계획에 의한 권언유착이었다거나 한상혁 위원장이 그러한 계획에 연루되었다는 심증을 굳히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6. 행위의 결과에 대한 깊은 숙고 없이 올린 글입니다. 그러나 한상혁 위원장은 왜 3월 31일 MBC가 “A검사장”으로만 보도하였음에도 한동훈의 이름과 부산을 언급하셨는지 내내 의문을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권언유착의 가능성을 여전히 의심하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권언유착의 의혹을 시간을 둘러싼 기억의 오류로 덮을 수는 없습니다.

7. 앞으로 해야 할 말이 있으면 페북을 통하도록 하겠습니다. 언론의 취재에 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취재와 수사로 권언유착 의혹의 진실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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