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이 지난해 3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을 예방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내가 대통령 되면 전광훈 목사님도 장관 한 번 하시겠느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해 5월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에게 들은 말이라고 설교 도중 밝혀 논란이 된 발언이다.

23일 이데일리는 전 목사의 ‘장관’ 발언에 황 대표 측은 “말도 안 된다”며 “개인적 친분이 전혀 없다. 황 대표 취임 후 종교지도자를 예방한 의미 이상의 관계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불과 9개월 전 황 대표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철회와 공수처 설치법 포기, 패스트트랙 법안 포기 등을 요구하면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선언한 뒤 가장 먼저 전 목사를 만나는 등 친분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낮 12시 현재 사랑제일교회 누적 확진자가 841명으로 전날보다 45명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4명이 위중·중증 환자다. 코로나 2차 대유행이 소위 '전광훈 교회'에서 시작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관이 될 뻔 한(?) 그는 자신의 추종자들과 함께 방역망을 무력화 시키고 '가짜뉴스'를 퍼뜨라며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 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면 "전광훈과 추종자들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다. 지금의 미래통합당, 과거 한나라당 시절부터 주요 정치인들과 결탁해 독버섯처럼 자라났다. 그를 오늘의 괴물로 만든 대표적 정치인은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다. 본지 역시 이런 두 사람의 결합이 보수정당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사실을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 두 사람은 황교안 전 대표가 최근 정치인으로 변신하고 총선과정에서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둘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황대표가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나와 2012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전 씨의 변론을 적어도 두 차레 맡은 바 있다. 이 시기는 황 대표가 검찰 고위직을 지낸 경력 덕에 전관예우를 받아 고액수임료를 챙겼다는 논란이 불거진 기간이다. 황 대표는 2015년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2012년 변호사 시절 수임사건 자료를 공개했지만, 전 목사 변론을 맡은 사건을 누락했다.

기독교 전도사인 황 전 대표는 정치권에 들어오면서 전광훈과 더욱 유착했다. 황 전 대표는 지난 해 11월 자유한국당 대표시절 여당의 법안 패스트트랙에 항의하며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한 바 있다. 그는 단식 5일 째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전 씨가 주최하는 예배에 참석했다.

황 전 대표 시절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은 전광훈이 주도하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집회에 여러 차례 참석했을 뿐더러 황 전 대표 본인이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 전광훈 목사가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 단식농성 천막에서 8일째 단식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10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전 씨에 대해 올해 2월2일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이를 종교탄압이라고도 했다. 그는 당시 황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최근 문재인 정권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문 정권 규탄 집회를 해온 종교인에 대해 종교집회를 빌미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종교인이나 종교집회에 대한 사법적 제재는 신중해야 한다. 더구나 종교집회와 관련한 구속 시도는 정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광훈이 본격적으로 정치권과 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 정권 출법을 즈음해서다. 그는 2007년 대선을 앞둔 한 설교에서 "이번에 이명박 안 찍는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어버릴 거다. 생명책에서 안 지워지려면 무조건 이명박을 찍어라"고 말했다. '생명책'은 하나님이 구원하기로 선택한 사람들의 이름이 쓰인 책이다. 일개 목사가 생명책을 운운한 것은 신성 모독이라는 지적과 함께 선거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만 해도 전 씨는 지명도가 떨어지는 편이어서 누구도 이런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이후 그가 세간에 널리 알려진 것은 '빤스 발언'을 통해서다.

그동안 일부 보수 정치인들의 전광훈 옹호 발언을 보면 지금의 전광훈 탄생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1일 진중권 전 교수는 “문제는 저 미친 짓을 이해해주고 편들어주는 돌머리들이 많다는 거다. 잘한다, 잘한다 해주니 진짜 잘하는 건 줄 알고 미친 짓을 하는 것”이라고 긱격했다.  

그러면서 지금 "통합당이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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