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총리, 연속 재임 신기록 세운 날 병원에
[정재원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건강 이상설'이 심상치 않다. 17일에 이어 1주일 만에 다시 병원에 나타나면서 건강 이상설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날은 그가 연속 집권일수로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된 날인데도 일부 언론은 ‘총리 대행 시나리오’까지 거론하며 조기 사퇴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앞서 이 기간 동안에는 "관저에서 피를 토했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등 미확인 보도도 잇따르기도 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4일 오전 9시 58분경 도쿄 신주쿠의 게이오대 병원에 도착했다. 그는 오후 1시 40분경 병원을 나와 총리 관저로 들어서며 기자들에게 “지난주 검사 결과를 상세히 듣고 추가 검사를 받았다.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해 업무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일본 정계에선 '아베 후임은 아베밖에 없다'는 게 정설이었다. 집권 자민당 총재 임기를 '4연임 12년'으로 바꾼 뒤 아베 정권을 연장하자는 주장도 상당했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이제 옛말이 됐다.

아베 총리의 구체적인 사임 시점에 '포스트 아베' 논의도 본격화하면서 일본 정계가 여러 설(說)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날 TBS방송은 시사프로그램에서 ‘총리가 사고를 당하면 미리 지정된 국무대신(장관)이 임시로 총리 직무를 대행한다’는 내각법 9조를 언급하며 총리 대행 1순위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2순위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내년 9월까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에 물러나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아베 총리는 병원 검진이 끝난 뒤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해 이제부터 업무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지만, 2007년 9월처럼 ‘깜짝 사임’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참의원 선거 참패 등 악재가 계속됐던 아베 총리가 국회 시정연설에서 “미래를 위해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하게 의지를 표명한 이틀 뒤 느닷없이 사임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중견 정치인을 인용해 “향후 지지율 상승은 기대할 수 없다”며 “컨디션에 문제가 있다면 일찍 사임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의 22~23일 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6.0%로 또다시 사상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총리를 신뢰한다’ ‘총리에게 지도력이 있다’는 응답은 각각 13.6%, 4.3%에 불과했다. 아베 내각에서 방위상을 지낸 자민당의 중진 나카타니 겐(中谷元) 중의원은 “국민이 완전히 질렸다. 총리 관저에서 무엇을 해도 반응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다만 23일 보도된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각 당 지지율은 자민당 29%, 제1야당 입헌민주당 9%, 제2 야당 국민민주당 2%로 여전히 집권 자민당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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