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림태주 시인. 사진=림태주 시인 페이스북 캡처.
[김민호 기자] 화제가 된 청와대 국민청원 '시무 7조'를 비판한 림태주 시인이 31일 해당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웠다. 31일 오전 8시30분 현재, 이 게시글은 보이지 않는 상태다.

림씨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하교_시무 7조 상소에 답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를 상소 형식으로 비판해 화제가 된 '진인(塵人) 조은산'의 글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이에 30일 조은산이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백성 1조에 답한다’는 제목으로 림씨의 글을 반박한  글을 게재했다.

조은산은 반박글에서 "고단히 일하고 부단히 저축하여 제 거처를 마련한 백성은 너의 백성이 아니란 뜻이냐"라며 "라며 "너의 백성은 이 나라의 자가보유율을 들어 삼천만의 백성 뿐이며 삼천만의 세상이 이천만의 세상을 짓밟는 것이 네가 말하는 정의에 부합하느냐"라고 꼬집었다.

자신의 글이 널리 퍼진 것을 '혹세무민' 했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도 "나의 천한 글이 벽서가 되어 이리 붙고 저리 붙어 사방팔방에 퍼짐이 네가 말한 활짝 핀 헌법의 산물이더냐"라고 반박했다.

조은산은 일용직을 전전하던 자신의 과거도 소개하며 "나는 정직한 부모님의 신념 아래 스스로 벌어먹었다"며 "그러나 가진 자를 탓하며 '더 내놓으라' 아우성치지 않았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나의 순수했던 가난이 자랑스러워 힘껏 소리 높여 고한다"며 "비켜라, 강건한 양에게 목동 따위는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조은산은 "시인 림태주의 글과 나 같은 못 배운 자의 글은 비교할 것이 안 된다"며 "정치적 입장을 배제하고 글을 평가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림태주를 향해서도 "건네는 말을 이어받으면서 경어를 쓰지 못했다"며 "내가 한참 연배가 낮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시집 없는 시인’으로 유명한 림태주는 1994년 계간 ‘한국문학’으로 등단했으나 시집은 내지 않았다. 시보다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로 더 유명해졌다. 그가 2014년 출간한 산문집 ‘이 미친 그리움’에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림태주 시인의 글에서는 밥 짓는 냄새, 된장 끓이는 냄새 그리고 꽃내음을 맡을 수 있다”는 추천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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