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N 캡쳐
[정재원 기자]경찰이 쏜 총에 맞아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미국에서 또 발생했다.

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흑인 남성 디잔 키지(29)가 지난달 31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웨스트몬트에서 LA 카운티 보안관실 소속 경찰관 2명의 총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보도에 따르면 보안관실 경관 2명은 사건 당시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지나던 키지가 교통 법규를 위반했다며 붙잡아 세웠다. 하지만 그는 불응하고 도망쳤다. 경찰관들이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용의자를 붙잡았고 그들이 그에게 다가갔을 때 그는 부보안관의 얼굴을 가격하고 그가 소지하고 있던 옷들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이어 경찰은 "당시 그가 흘린 옷 안에는 검은 반자동 권총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 순간 경찰은 키지를 향해 총을 발사했다.

보안관실은 성명에서 “키지는 총을 소지하고 있었고 경관을 폭행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관들이 키지를 향해 총을 몇 발 쏘았는지, 키지가 어떤 교통 법규를 위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가족을 대변하고 있는 인권운동가 나제 알리 씨는 총격 당시 키지가 위협적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알리 씨는 "총을 소지하고 있지만 실제로 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총을 겨누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키지 가족의 변호인 벤저민 크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키지는 권총이 들어 있던 옷 꾸러미를 떨어트린 뒤 그것을 줍지 않았다”며 “오히려 경관들이 (달아나는) 키지의 등 뒤에서 20발 이상 총을 난사했다”고 비판했다.

현장을 목격한 알랜더 기븐스는 LA타임스에 “키지가 총을 들고 있지 않은 비무장 상태에서 경관들이 왜 총을 쏘았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고, 다른 목격자는 AFP통신에 “키지가 돌아서서 달아나자 경관들이 총을 쐈다”고 말했다.

▲ CNN 캡쳐
한편 지난 8월 23일 위스콘신 케노샤에서 제이콥 블레이크가 총에 맞아 사망했다. 5월 미니애 폴리스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이어  이번 사건까지 발생하자 LA에서는 경찰의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키지 사망 현장에서는 전날 100여 명이 모여 항의 시위를 했고, 이날도 경관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팻말을 들었고,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는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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