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기자]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에게 패배한 뒤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미국인이 47%에 이르렀다.

영국의 가디언 지가 오피니엄 리서치 사에 의뢰한 뒤 2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다. '3류 독재 국가나 바나나 공화국'에서벌어질 법한 대통령선거 결과 불복의 헌법 위기가 세계 민주주의의 전범이라는 미국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반에 가깝다고 미국인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거꾸로 바이든이 패배한 뒤 불복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도 없지 않았는데 다만 트럼프 지지자 가운데서는 41%가 이렇게 전망했고 바이든 지지자 중 28%도 똑같이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방 민주당 바이든 후보와 부통령 후보 카말라 해리스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과 비난을 거의 매일 퍼붓고 있다.

이하 내용은 외교에 정통한 지인으로부터 받은 글이다.

일찍이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에 대해서는 Sleepy Joe (졸고있는 바이든)이라고 하루가 멀다않고 트윗에 올리고 있다.

미국 부통령 후보에 첫 아시아계 여성 상원의원 (카말라 해리스, 56세,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태생, 아버지 자마이카계 및 어머니 인도계 미국인)을 선택하자, 곧바로 보수성향의 채프맨 대학 법학교수가 뉴스위크 (Newsweek, 주간지)에 해리스의 부통령 자격을 문제삼는 기고 내용을 인용, 카말라를 이미 Nasty, Angry, Mad (불쾌, 불미, 끔찍) 등 혐오, 비하하는 욕설을 트럼프 대통령이 예외없이 의도적으로 재탕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2011년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출생이 하와이가 아닌 아프리카 케냐라며 근거없는 비방을 해, 공화당 맥케인 후보가 공식적으로 해명, 사과했던 사실도 있었다.

이는 곧 트럼프의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에 대한 뿌리 깊은 의식의 발로이자 열설적으로 백인 유권자에 대한 감성적 지지 호소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카말라 해리스 민주동 부통령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과 사기 행태를 처절할 정도라며 더러운 전술을 즉각 중단하라고 맹 반격에 나섰다.

본격적인 백악관을 향한 공화당 트럼프-펜스 팀과 바이든-해리스 팀의 공방현장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 (본명 Joseph Robinette Biden Jr.)는 42년 펜실바니아주 스크랜튼에서 태아나 10세때 델라웨어주로 이사, 델라웨어 대학에서 역사와 정치학을 이수한 뒤, 68년 시라큐스 대학 법과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 취득, 73~09년까지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고 09~17년까지 오바마 전 대통령 때 부통령을 역임하기도 한 아일랜드계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서, 51년생 배우자인 질 트레이시 제이콥스와 77년 결혼했다.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 태어난 장남이 15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충격을 받아 한 때 정치를 포기하려 한 그는 온건 중도주의 성향의 민주당 주류 대변자로서, 사회민주주의 정책을 추가해 온 버몬트 출신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렌 메사츄세츠 상원의원 등 경선 상대와의 힘겨운 대결 끝에 지난 4월 8일 샌더스의 포기로 사실상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었다.

7월 중순 워싱턴 포스트와 ABC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두자리수로 압도 했으며,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던 아이오와 여론조사 결과도 바이든이 3%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

8월 11일 부통령 후보로 카말라 해리스를 지명한 뒤 이틀 후 8월 13일 실시한 트럼프, 공화당 지지의 Fox 뉴스 여론 조사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49%로 42%의 트럼프 대통령을 오차범위를 벗어나 우세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8월 17일부터 20일까지 당초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예정되었다가 코로나19로 변경되어 바이든이 현재 살고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 센터에서 개최된 민주당 전당대회는 군중이나 당원 참석 없이 화상으로 진행되었다.

공식적인 지명수락 연설과 나흘간 계속된 대선승리 출정식이나 다름없는 이번 행사에는 전국 방송, 신문 이외에 96시간 유튜브를 통해서도 실황중계 되었고, 메인화면에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검역 실패, 헌법질서와 민주주의 근간 훼손과 방해,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 대량 실직사태 등을 집중 공격하는 내용으로 채웠다.

70여일 남겨둔 대선과정에서 민주당 전당대회는 승리를 위한 출정, 출사표이자 트럼프 대통령에 등돌린 소위 바이든 지지 공화당원 (Biden-Republican)에 대한 간절한 호소도 담겨 있다.

바이든 후보와 경쟁관계였던 샌더스 (버몬트 출신 연방 상원의원), 워렌 (메사츄세츠 출신 연방 상원의뤈)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 클린턴-힐러리 부부 등 유력 민주당 인사들이 총동원, 기세를 올렸다.

그런가 하면, 공화당은 8월 24일부터 27일까지 노스 캐롤라이나주 샬롯에 있는 스펙트럼 센터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대의원과 당원 참가수를 제한하면서도 대회를 강행, 민주당의 철저방역, 마스크 사용 의무화, 집단집회 중단과는 대조를 이루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대회 마지막 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지명수락 연설을 해 민주당과 언론의 공격을 받았다.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 미국 선거 사상 최초로 인도계 유색 상원의원 카말라 해리스의 등장은 아시아계는 물론 히스패닉계 미국인과 미국의 흑인들로부터도 폭발적인 지지와 환호를 가져왔고, 젊은 유권자, 보수성향의 일부 공화당 온건 세력의 동요 움직임도 포착된다고 주요 선거 전문가들과 신문, 방송은 전하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많은 참석자들 앞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공화당과 트럼프 후보의 반격

공화당의 지명 전당대회는 대회 첫날인 8월 24일 ‘약속의 땅’, 둘째 날은 ‘기회의 땅’, 셋째 날은 ‘영웅의 땅’이란 주제로 진행되었고, 마지막날엔 ‘위대함의 땅’이라는 메시지를 집중 홍보하는 등 모든 전당대회를 ‘위대한 미국의 이야기를 기리다 (Honoring Great American Story)’로 각색하여 진행 되었다.

그런데,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의 특징은 코로나19 사태 확산, 경기 침체, 시민생활 제약 등으로 기존의 선거양상이나 전략을 뛰어넘는 정책 대결이 실종된 인신공격이나 극단적인 대결로 치닫고 있어, 객관적이고 공정한 성택이 될지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하여 세계의 이목과 관심을 더욱 끌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실시된 10여 개 유수의 여론조사 기관과 주요 신문, 방송의 여론조사는 공화당 지지 성향의 Fox News나 라스무센 조사기관을 제외하고 거의 민주당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집중 보도하고 있다.

주요 여론조사 추이

먼저 현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조사) YouGov는 긍정 39%, 부정 53%, 라스무센은 긍정 47%, 부정 51%, ABC 뉴스는 긍정 42%, 부정 57%, 워싱턴 포스트는 긍정 43%, 부정 55%, 갤럽은 긍정 42%, 부정 55% 등으로 나타났고, 전국단위 선거 예측은 ABC/워싱턴포스트 1차 바이든 54%, 트럼프 44%, 2차 바이든 53%, 트럼프 41%, 3차 바이든 53%, 트럼프 41% 등으로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를 10% 이상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뜨거운 쟁점

BLM (Black Lives Matter)와 MAGA (Make America Great Again)의 충돌

지난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서 백인경찰의 흑인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목졸라 살인한 사건으로 촉발된 흑백갈등이 폭동, 약탈, 방화와 경찰서 습격에 이어 전국 30여 도시로 확대, 급기야 주방위군, 연방군인 투입으로 연결되어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 긴급대피소로 잠시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가뜩이나 인종에 대한 편견과 차별 언동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어 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재선방지를 위해 오바마 전 대통령 등 흑인 상하원 의원들과 일반 백인들까지 합세해 총공격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선거 전략가들은 오히려 Shy Republican, Shy midde-class White (숨어 있는 공화당원과 백인층)의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어 은근히 흑백갈등을 통해 중산층 여성층까지 끌어들이는 선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편투표 (Main-in Voting)을 막아라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8월 16일 현재 확진자 540만 명, 사망자 17만 명 초과한데다 미국 CDC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은 9월이 되면 사망자가 20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3일 실시될 대통령 선거에서 우편투표 수요가 필수적으로 급증할 상황에 놓여 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들과 청년층의 투표참여율 증가로 연결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선거운동 본부에서 지난 달 말 7월 30일을 계기로 집중 반대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부정, 조작으로 연결될 수 있는데다가 개표 지연으로 대통령 선거결과가 몇 주 걸릴 수 있다고까지 엄포를 놓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와 해리스 부통령 후보는 트럼프가 재선 전망이 어두워지자 선거불복의 빌미로 협박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펠로시 하원의장은 휴회중인 하원에 긴급 소집령을 내려 트럼프 대통령과 우편당국의 방해, 축소 혐의에 대한 청문회 개최를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요구하는 우편투표 확대를 위한 예산증액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선언함으로서 우편투표를 둘러싸고 민주, 공화당간의 첨예한 극한대립이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150만불 선거기부를 한 전통 보수인사를 체신, 우정성 장관급으로 임명하여 그가 예산절감을 빙자해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민주당은 벼르고 있다.

▲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8월 31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대선 유세 중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유세를 통해 '안전한 미국'을 표방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선거인단 270표 이상을 선점하라

미국 대통령 선거는 11월 3일 전국 50개주와 워싱턴DC에서 일제히 투표가 개시되지만, 이번 46대 선거에서는 우편투표 (부재자 투표 포함)의 확대로 선거인단 538명 (상하원 의석 535명과 워싱턴DC 3명)중 과반 270표 이상 획득자가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다.

이는 전국적인 투표에서 승자가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Winner Takes All (승자독식) 선거방식에서 비롯된다.

인구 3,900여만 명으로 미국에서 제일 많은 캘리포니아는 선거인단이 55석인 반면, 인구58만 명으로 50개주에서 제일 인구수가 적은 와이오밍의 경우 3석 등 인구비례 하원의원수와 인구수에 관계없는 50개주 모두 2명씩의 상원의원수를 각 주의 대선 선거인단으로 헌법에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 선거사상 전체 유권자 투표에서는 이겼으나, 선거인단 과반 확보에 실패한 두 번의 선거가 있었고, 모두 민주당의 패배였다.

지난 2000년 41대 대선에서 민주당의 엘 고어 후보는 당시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보다 전국적으로 50여만 표 이상 득표했으나, 선거인단 확보는 266표로 부시의 271표 대비 5표차로 분패했다.

당시 플로리다 일부 선거구 개표착오 지연사건으로 30여 일간 양당의 집요하고도 첨예한 대결 끝에 최종 대법원 판결로 부시의 승리가 공식화된 바 있었다.

또한, 2016년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 힐러리 후보는 전국 선거예서 힐러리가 65,853,514표 (48.18%), 트럼프 후보는 62,984,828표 (45.09%)였으나, 역시 선거인단 확보는 힐러리 227표, 트럼프 304표로 트럼프의 백악관행이 결정된 바 있었다.

따라서, 오는 11월 3일 46대 선거에 있어서도 선거인단 270표 이상의 확보 전략이 양당의 최대 최고의 목표이다.

전통적인 공화당의 지지기반인 남부의 Farm Belt (Sun Belt 지역, 농촌 지역)와 4년전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적으로 득표활동을 했던 Rust Belt (자동차 등 공장 지역)의 향배, 그리고 소위 Swing Vote State (선거 전후 상황에 따라 변동)에서의 승부가 관건이 될 것이다.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 (선거인단 38명), 오하이오 (18명), 펜실바니아 (20명), 플로리다 (29명), 미시건 (16명), 위스콘신 (10명)에서 승리함으로서, 캘리포니아 (55명), 뉴욕 (29명)에서의 패배를 만회하고 결국 힐러리 후보보다 77표를 더 얻어 8년만에 민주당 정권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민주당의 백악관 탈환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예측

미국의 주요 방송, 신문 등과 여론조사 기관은 거의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 승리를 내다보고 있으나, 일부 선거전문가와 보수성향의 정치학자들은 트럼프의 품격과 도덕성에 흠결은 있으나, 결국 Shy & Silent (숨어 있고 조용한) 보스층이 4년 전처럼 다시 결속해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수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권위있는 주간기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확률은 15%도 안될 것이라고 특집 보도하는 등 미국 뿐만 아니라 서구의 관심도 미국 대선에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대결구도 강화, 민주당의 사회주의 정책에 대한 공격, 우편투표의 조작 가능성과 개표 차질 등 이유로 이번 46대 미국대선도 2000년 41대 선거에서처럼 개표 지연, 법적 소송으로까지 끌고가지 않겠느냐는 민주당과 학계, 선거전문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끝으로,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백악관의 새 주인공이 될 경우,

1) 한국으로서는 미국 민주당의 전통, 역사적인 인권, 민주주의 정책의 지속,

2) 한미 회교의 친선, 유대 강화속에 무역과 문화 교육의 교류, 확대 등 긍정적인 측면과

3)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오바마 정부때에 추구했던 전략적 인내 속에 비핵화를 외교적 경로와 접촉을 통해 강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북한의 인권상황에 관심을 적극 표명하면서도 오히려 인도적인 측면에서 식량, 의약품 전달과 의외로 금강산 관광재개와 이산가족 상봉을 보다 신속히 허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4) 현안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도 우호, 협력, 외교적 바탕 위에서 보다 합리적인 해결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5) 따라서, 한국정부로서는 대미 특히 바이든 후보 진영의 핵심 외교, 경제 참모, 민주당 상, 하원 의원에 대한 접근, 대화 모색이 중요하다고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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