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 [신소희 기자] 고(故) 최숙현 선수 폭행 가해자로 지목받은 경주시청 감독과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등의 얼굴과 실명 등 신상을 공개한 바 있는 성범죄 등 강력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 '디지털교도소'가 또 다시 화제가 됐다.

그동안 크로스체크에 대한 우려가 실제로 벌어진 것.

디지털 교도소는 지난 7월 A 씨를 '지인능욕범'으로 지목하며 고려대학교 학생 A씨의 얼굴 사진과 학교, 전공, 학번 등 신상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또 A 씨가 음란물 제작을 요청한 증거라며 누군가와 주고받은텔레그램 메신저 내용과 음성 녹음파일 등도 올렸다.

하지만 A 씨는 이후 고려대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A 씨는 해당 글에서 "디지털교도소에 올라온 사진과 전화번호, 이름은 내가 맞다"면서도 "그 사이트에 올라온 모든 범행 사실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모르는 사이트에 가입됐다는 문자가 와서 URL을 누른 적이 있다.", "비슷한 시기에 모르는 사람한테 휴대전화를 빌려준 적이 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그 사이트 가입이 화근이 돼 전화번호가 해킹당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후 A 씨와 디지털교도소 운영자는 온라인상에서 설전을 이어갔고, A씨는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빈소가 차려진 병원 홈페이지의 '사이버 조문실'에는 "억울함을 풀도록 돕겠다." 등 200여 개의 댓글이 달렸고, A 씨가 다닌 학과 학생회는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 (사진=디지털 교도소 홈페이지 캡처)
앞서 디지털교도소는 8월 초 격투기 선수 출신 김도윤(30)씨가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공범이라며 그의 신상과 페이스북 페이지 주소 등 정보를 사이트에 공개했다.

이에 김씨가 디지털교도소 측에 "왜 내 정보가 올라가 있느냐. 내리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따졌고, 이후 디지털교도소는 김씨의 신상정보를 사이트에서 내렸다.

당시 디지털교도소 측은 신상정보를 올리기 전 당사자를 상대로 한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김씨가 허위사실을 올린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때도 디지털교도소 측은 아무런 설명이나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교도소 측은 사이트를 통해 "현재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김도윤님은 동명이인이라는 제보를 받았다"며 "운영진의 제보 검증 단계에서 확실한 확인없이 업로드된 것으로 보고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공지했다.

한편,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숨진 고대생 A씨와 관련,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들에 대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서버가 해외에 있고, 사건 연루자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수사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도 "이미 특정된 피의자들이 있어 국제 공조를 통해 엄중히 추적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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