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 중년의 나이를 넘으면 존경을 받지 못할지언정 욕을 먹지 말아야 한다. 직이 높을수록 더 그렇다.

중국 고사에 "강산이개(江山易改) 본성난개(本性難改)"라는 문장이 있는데, 강산은 바꾸기 쉽지만, 본성은 고치기 힘들다는 뜻이다. 나이 먹을수록 본성이 잇몸처럼 부드러워져야 하는데 송곳처럼 뾰족해지는 경우가 많다.

요즘 정치권을 보면 ‘본성난개’, 즉 본성을 못 고치는 이들이 너무 많다.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최근 페이스북에 해당 추미애 장관 아들 특혜 병가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제보자(당직병) 당직병에 대해 “단독범”이라 표현하고 이름을 공개하며 배후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문제가 되자 결국 사과했는데, 같은 당 김경협 의원이 14일 당직병과 관련해 “(의혹 제기를) 누가 시켰는지 배후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재차 배후설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특혜 병가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제보자(당직 사병)는 육본 대위의 외압이라고 왜 거짓말했을까? 교육생 가족 전체에게 했던 오리엔테이션을 왜 '서 일병 할머니에게 청탁하지 말라는 교육을 40분 했다'고 거짓말을 했을까"라며 "누가 시켰는지 배후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권은 정쟁을 자제하고 검찰 수사를 돕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게 옳다"며 "야당이 정치공세를 계속하면 우리는 사실로 대응하고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추 장관 역시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려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며 아들 서모(27)씨의 특혜 휴가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처음으로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황희 의원이나 김경협 의원의 발언 속내는 야권의 추 장관에 대한 공격을 '검찰개혁 흔들기'로 규정하고 소위 ‘선제공격’ ‘물타기’ 발언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왜 이들의 발언이 역겹게 들릴까

한마디로 국회의원이란 직을 떠나 나잇값’을 못하는 발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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