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에서 불이나 A군과 동생 B군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사진은 인천소방본부 제공)
[신소희 기자] 인천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태에 빠진 초등생 형제가 동생에 이어 형도 의식이 돌아왔다. 다만 화상 정도가 심해 병원에서 수면제를 투여해 잠이 든 상태에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18일 인천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라면을 끓이려다 발생한 화재로 중태에 빠져 서울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라면 형제' A(10)군과 B(8)군 등이 의식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도 화상을 입은 동생 B군은 전날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져 의식을 되찾고 형 A군도 중환자실에서 자가 호흡이 불가능할 정도로 위중했지만 서서히 의식을 되찾는 상태라는 게 병원측의 설명이다.

 이들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10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빌라에서 라면을 끓여 먹던 중 불이 나 형제가 모두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이들은 불이나자 119에 전화를 걸어 "살려주세요"라고 다급하게 외쳤고, 소방당국은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통해 불이난 빌라를 확인하고 10여분 만에 진화 작업을 벌였다.

발견 당시 이들 형제는 의식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형을 먼저 발견한 소방대원은 "형이 마지막 순간까지 동생을 구하려고 책상 아래로 이불을 둘둘 말아 밀어 넣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불길이 번지자 10살 형은 곧바로 동생을 감싸 안았고 상반신에 큰 화상을 입었다. 동생은 형 덕분에 상반신은 크게 다치지 않았으나, 다리부위에 1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셋이 사는 이들 형제는 기초생활수급 가정으로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 날이어서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꼭 완치돼야 한다" "건강하게 퇴원하길 바랍니다" "고맙고 또 고맙다" "우리가 미안하다"등 형제를 응원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두 형제의 어머니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복지기관 등에서 사고 직후 계속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 유관기관과 협의해 형제에 대한 지원책 등을 다각적으로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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