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서울 화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검찰이 '군 휴가 특혜 의혹'을 받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추 장관의 아들 서모씨 등을 왜 모두 불기소 처분했을까

29일 뉴시스는 이같은 배경에는 진술을 번복하고 증거자료를 없앤 당시 부대 지원장교의 행동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서씨의 '휴가 연장 구두승인' 여부와 관련해 서씨와 당시 부대 지원장교였던 A대위의 진술이 어긋났는데, 검찰은 이번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면서 서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해당 수사를 잘 알고 있는 검찰 한 관계자는 "여러 개의 진술이 있을 때는 누구의 말을 어떻게 믿을지 정리를 해야 되는데, 기본적으로 A대위가 조사를 받으면서 거짓말을 여러 번 했다"며 "이후 포렌식에서 A대위가 거짓말만 한 게 아니라 해당 부분을 통째로 다 없애버린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각설하고 이 검찰 관계자의 말을 100% 다 신뢰하기는 어렵다. 증거 부분 통째로 삭제한 이유에 대해 A대위의 진술이 없기 때문이지만 설령 그가 진술을 한다한들 얼마만큼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결국 독자들의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다.

지난 8월 5일,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법사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권력형 의혹사건만 130여 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친문무죄 반문유죄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라고 했다.

공교롭게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은 신임검사들을 향해 형사법 집행이 기본적 직무라고 강조하면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를 배격해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이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채근담에 나오는 '지기추상 대인춘풍'을 인용했다. '스스로에겐 가을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하고, 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만큼, 당시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윤석열 총장을 겨냥했다.

시쳇말로 '장군멍군' 한 셈이다.

"죄가 있는 곳에 벌이 있다는 평범한 상식.. 2020년 대한민국에 살아 있긴 한 건지"라며 당시 TV조선 박정훈 앵커가 탄식하기도 했지만 추 장권의 '지기추상 대인춘풍' 발언 이후 '윤석열 사단'에 가을 서리가 내렸고 이후 윤 총장은 사실상 식물총장이 됐다.

29일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방부(國防部)는 추방부(秋防部)가 된지 오래고, 법무부(法務部)는 추무부(秋務部)를 넘어 무법부(無法部)를 지나 해명부(解明部)가 되었고, 국정원은 다시 옛날로 돌아가 공작원이 되었다"고 개탄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김경재 총재와 김수열 회장을 8·15광화문집회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해서 구속시켰다"며 "반면, 추미애 기생충 무리들은 서울동부지검장 김관정이 무혐의 처분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 전 지사는 이를 '반문(反文·반문재인) 유죄, 친문(親文·친문재인) 무죄'로 규정하고 "민심과 정의를 거스른 법치는 국민의 분노에 불을 지르고, 역사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이날 교통방송(TBS) 라디오에 출연해 "적어도 추 장관이 거짓말한 것은 확인이 됐기 때문에 사과를 해야 된다"며 "보좌관한테 대위 전화번호까지 줘서 연락해 보라고 그러고, 또 보좌관이 장관한테 한 보고 내용 중에 추 장관 아들 문제는 '예외적인 문제다'라는 표현도 있고, 이 사건이 의심스럽고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할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었다는 건 확인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대위가 '(자신이) 휴가를 준 적이 없다'고 진술도 바꿨잖나. 이 부분에 대해 검찰에서도 무시했고 반드시 재수사를 해야 된다"며 "당직사병도 지금 고발한다고 했기 때문에 이 사건이 끝이 아니고 진실은 결코 묻을 수 없다"고 했다.

우리가 경험한 독재시대를 그린 영화 속에선 언제나 권력에 붙었던 범죄자가 늘 승리했지만 오늘, 라틴어 명언 중 하나인 '호크 쿼퀘 트란시비트(Hoc quoque transibit)' '이 4또한 지나가리라'를 외치며 '친문무죄 반문유죄'를 곱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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