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준 교수
[김민호 기자] 박형준 동아대학교 교수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어리석은 자는 현란한 입에 춤을 추고, 지혜로운 자는 행동에 주목한다"며 작심 비판했다.

박형준 교수는 12일 오후 자신의 SNS에 '청와대의 정신승리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북한이 노동당 창건 열병식에서 신형 ICBM을 공개했다"며 "전문가들은 종전에 비해 탄두 중량을 늘렸고, 2~3개가량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도록 해 기술 진전이 있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진단한다. 참으로 큰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북한의 이번 열병식은 우리 대한민국과 동맹국인 미국을 겨냥한 명백한 핵무력 시위"라며 "샌프란시스코가 핵 타격을 받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대한민국을 지킬 것이냐는 엄포고, 어떤 경우에도 핵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3년 내내 정부는 북의 비핵화 의지는 확실하다고 말해왔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았음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라며 "그런데도 청와대는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이 신호를 무시하고, '다시 손을 마주 잡는 날'이라는 김정은의 한마디에 반색해 '남북 관계를 복원하자는 입장에 주목'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도대체 어쩌자는 겁니까!"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병을 깨 들고 협박 행동을 하면서 '야, 잘 지내보자'는 깡패의 언동을 보고, '거 봐. 잘 지내자는 얘기잖아'하며 안도하고 위안을 삼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라며 "이건 작가 루신이 '아Q정전'을 통해 풍자한 일종의 '정신승리법'"이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그동안 정부는, 북한이 우리 기업인들을 향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막말을 해도, 우리 대통령을 향해 '여느 대통령들보다 훨씬 모자란 멍청이',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仰天大笑)할 노릇',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당국자' 등의 조롱에도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여전히 '평화', '평화'를 외쳤고, 관련국의 호응도 없는 '종전선언'을 주장해왔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에도 청와대는 김정은의 '남북관계 복원의지'에 주목했고, 김정은의 눈물 쑈에 감동한 여당은 '이례적'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미안하다'는 한마디에 감복했듯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아Q가 동네 깡패에게 허구한 날 얻어터져도 '아들 뻘 되는 녀석과는 싸울 필요가 없으니, 나는 정신적으로 패배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던 자위와 다를 바 없지요"라며 "이 아Q가 깡패들에겐 한없이 비굴하면서도, 힘없는 사람에겐 과감히 힘을 과시하고, 심지어 비구니를 겁탈하려고까지 했던 것도 최근 현 정권의 행태를 떠올리게 한다"고 문재인 정부를 질책했다.

끝으로 박 교수는 "어리석은 자는 현란한 입에 춤을 추고, 지혜로운 자는 감정에 흔들리지 않은 채 상대의 행동에 '주목'하는 법"이라며 "2020년 10월 12일 오늘, 청와대가 정작 '주목'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주목'해야 할 듯하다"라고 했다.

다음은 박형준 동아대학교 교수 SNS 글 전문이다.

청와대의 정신승리법.

어리석은 자는 현란한 입에 춤을 추고, 지혜로운 자는 행동에 주목합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 열병식에서 신형ICBM을 공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종전에 비해 탄두 중량을 늘렸고, 2~3개가량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도록 해 기술 진전이 있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진단합니다. 참으로 큰 일입니다.

북한의 이번 열병식은 우리 대한민국과 동맹국인 미국을 겨냥한 명백한 핵무력 시위입니다. 샌프란시스코가 핵 타격을 받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대한민국을 지킬 것이냐는 엄포고, 어떤 경우에도 핵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메시지입니다. 지난 3년 내내 정부는 북의 비핵화 의지는 확실하다고 말해왔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았음이 다시한번 확인된 것이지요.

그런데도 청와대는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이 신호를 무시하고, “다시 손을 마주 잡는 날”이라는 김정은의 한마디에 반색해 “남북 관계를 복원하자는 입장에 주목”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도대체 어쩌자는 겁니까!

병을 깨 들고 협박 행동을 하면서 “야, 잘 지내보자”는 깡패의 언동을 보고, “거 봐 잘 지내자는 얘기잖아”하며 안도하고 위안을 삼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이건 작가 루신이 <아Q정전>을 통해 풍자한 일종의 ‘정신승리법’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이 우리 기업인들을 향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막말을 해도, 우리 대통령을 향해 “여느 대통령들보다 훨씬 모자란 멍청이”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仰天大笑·)할 노릇”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당국자” 등의 조롱에도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여전히 “평화” “평화”를 외쳤고, 관련국의 호응도 없는 “종전선언”을 주장해왔습니다.

이번에도 청와대는 김정은의 “남북관계 복원의지”에 주목했고, 김정은의 눈물 쑈에 감동한 여당은 “이례적”이라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미안하다”는 한마디에 감복했듯이...

아Q가 동네 깡패에게 허구한 날 얻어터져도 “아들 뻘 되는 녀석과는 싸울 필요가 없으니, 나는 정신적으로 패배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던 자위와 다를 바 없지요 .... 이 아Q가 깡패들에겐 한 없이 비굴하면서도, 힘없는 사람에겐 과감히 힘을 과시하고, 심지어 비구니를 겁탈하려고까지 했던 것도 최근 현 정권의 행태를 떠올리게 합니다.

어리석은 자는 현란한 입에 춤을 추고, 지혜로운 자는 감정에 흔들리지 않은 채 상대의 행동에 ‘주목’하는 법입니다. 2020년 10월 12일 오늘, 청와대가 정작 ‘주목’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주목’해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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