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좌), 트럼프

[정재원 기자] 다음달 3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2주 남짓 남은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보다 2배 가량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아직 누가 당선될 것인지 승패를 속단하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도 때문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제도는 '대통령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이 대통령을 뽑는 일종의 간접 선거다. 유권자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주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시한 선거인에게 투표하게 된다. 
 
지역별 선거인단 수는 지역 연방 하원 의석과 상원 의석을 더한 것이다. 현재 대통령 선거인단 수는 총 538명으로, 연방 하원 의석이 435석, 연방 상원 의석이 100석, 수도인 워싱턴 D.C가 3석이다. 
 
공화와 민주당은 전체 선거인단 가운데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승리한다.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캘리포니아로 55명이고, 제일 적은 곳은 알래스카와 델라웨어, 몬태나 등으로 3명이다. 
 
메인과 네브라스카를 제외한 모든 주가 1위 후보에게 선거인단 전원을 배정하는 '승자 독점제'를 채택하고 있다. 두 지역은 일반 선거에서 최다 득표한 후보가 선거인단 2표를 획득하고, 각각 하원의원 선거구에서 최다 득표한 후보가 1표씩을 갖게 된다. 
 
2000년에 조지W 부시 후보와 엘 고어 후보 때도 엘 고어 후보가 표는 더 많이 얻었지만 결국 플로리다주를 마지막에 조지W 부시 후보가 가져감으로써 아주 근소한 차이로 부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6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시점에도 전국단위 득표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앞섰지만 트럼트 대통령이 경합주들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로 이기면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꺾고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미 대선은 538명 가운데 270명 확보 싸움이지만 승부는 약 13곳의 경합지에서 사실상 결정된다면서 플로리다와 텍사스, 애리조나, 오하이오, 미시간 등 11개주와 2개 하원의원 선거지구를 제시했다. 
 
수치만 따지고 보면 바이든 후보가 우세하지만 각 주별 선거인단을 전국적으로 합산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미 대선에서는 전체 538명 가운데 270명 이상을 얻어야 승리할 수 있다. 
 
아직 어느 후보를 찍을 것인지 결정하지 않은 선거인단 187명이 핵심이다. 이들은 아직 특정 후보 쪽으로 판세가 완전히 기울지 않은 경합주 11곳, 그리고 메인주 2선거구·네브래스카주 2선거구 등 2개 선거구에 속해 있다.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는 하원 선거구별 승자에게도 1명씩 선거인단을 배정한다.
 
▲ 뉴스1 캡쳐
WSJ은 “플로리다(29명), 조지아(16명), 아이오와(6명), 오하이오(18명) 등 주요 경합주를 포함한 13개 격전지의 187명 중 몇 명으로부터 지지를 얻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리게 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서는 플로리다와 텍사스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승리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총 64개 경우의 수로 파악됐는데, 이 중 91%는 플로리다에서 승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시나리오 중 98%는 텍사스에서 승리하는 경우가 포함됐다. 
 
바이든 후보가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경우의 수는 총 104개로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섰다. 만약 그가 플로리다에서 승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려면 ‘반드시’ 오하이오를 거머쥐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에서 모두 승리하는 경우에는 위스콘신이 승패의 열쇠를 쥐게 된다. 이 시나리오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68개로 집계됐는데, 44%는 위스콘신에서 이겼을 때다.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와 오하이오를 모두 취하더라도 이길 수 있는 경우의 수는 45개로 이 중 58%가 위스콘신에서 승리했을 때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