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장관

[김민호 기자] 현직 부장검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라임 및 윤석열 검찰총장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해작심 비판했다. 정희도(54·사법연수원 31기)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21일 오후 ‘총장님을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3일 만에 소위 ‘검찰총장이 사건을 뭉갰다’는 의혹을 확인하는 대단한 ‘궁예의 관심법’ 수준 감찰 능력에 놀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정 부장검사는 추 장관의 검찰 인사, 채널A 강요미수 의혹 등에 대해서 비판적인 취지의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직전 대검찰청 감찰2과장을 맡았다가 검찰 인사로 청주지검에서 근무하고 있다. 
 
정 부장검사는 글에서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 현역 정치인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갖게 됐다”라고 했다.
 
그는 “국민들의 여러 비난 중 저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정권(인사권자)과 검찰의 관계였다”라며 “‘정권의 시녀, 정권의 충견’이라는 비난이 그 무엇보다 수치스러웠다”라고 했다.
 
또 윤 총장이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맡을 당시를 떠올리며 “검사로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당시 저를 비롯한 대다수의 검찰 구성원들이 당시 검찰총장, 그리고 수사팀장이던 윤석열 검사를 응원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당시 총장은 사퇴했고 총장님은 수년간 지방을 전전하게 됐다”라고 회고했다.
 
이로 인해 검찰이 ‘정권의 시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감이 한순간 부서져 버렸고, 이후 많은 검사가 ‘인사권자에 대한 공포’를 가지게 된 거 같다고 했다.
 
그는 “2019년 총장님은 현 정권의 실세인 조국(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그 이후 현 집권 세력들로부터 계속해 공격을 받고 있다”며 “그런 총장님을 보면서 다시 한번 2013년을 떠올리게 됐다”라고 썼다.
 
특히 그는 “3일 만에 소위 ‘검찰총장이 사건을 뭉갰다’라는 의혹을 확인하시는 대단한 ‘궁예의 관심법’ 수준의 감찰 능력에 놀랐고, 이후 전 서울 남부 검사장이 그러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또다시 2차 수사지휘권이 행사되는 것을 보고 또 놀랐다”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법이 정하고 있는 ‘검찰사무의 총괄자’는 검찰총장이고, 대다수의 검찰 구성원 역시 법무부 장관이나 실세 간부들이 아닌 총장님을 ‘검찰사무의 총괄자’로 믿고 따르고 있다”라면서 “총장님이 법에 규정된 임기를 지켜내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최대한 지키실 수 있도록 항상 응원하고 노력하겠다”라고 윤 총장을 응원했다.
 
한편 정 부장의 글에는 여러 검사들의 실명 댓글이 달렸다. “총장님의 모든 뜻에 동의한다고 말씀드리진 못하지만, 그래도 이 무도함 속에서 꿋꿋이 검찰과 후배들을 위해 버텨주시는 총장님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진다. 힘내십시오”, “외부의 어떤 압력과 위협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작 총장님의 외롭고 힘든 싸움을 지치게 만드는 건 서슬퍼런 정치권력에 움츠려들어 결기와 당당함마저 잃어가고 있었던 저의 나약함이 아닐까 걱정하고 있었다. 정희도 부장님 좋은 말씀 감사하다” 같은 의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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