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감백신 접종후 사망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2일 경기 수원시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접종할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신소희 기자] 서울에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한 뒤 사망한 사례 2건이 또 발생해 총 3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전국적으로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백신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독감백신 접종을 전면 중단하고 백신 제조 원점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 최초로 신종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인체 백신 개발에 성공한 충남대학교 수의학과 서상희 교수는 “백신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목숨을 담보로 계속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와 영등포구에서 각각 독감백신을 맞은 뒤 사망한 사례 1건씩 총 2건이 보고됐다. 이들은 앞서 경기 광명시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강서구민(50대·여)의 사례와는 별개이다. 
 
강남구에 거주자인 A(84)씨는 지난 19일 독감 백신을 접종한 후 이날 오전 10시20분쯤 사망했다. A씨는 파킨슨병으로 삼성동 소재 한 재활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백신 주사를 맞은 후 갑자기 건강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등포구에서도 사망자가 나와 시는 사망자의 인적사항 등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강서구에 거주하는 53세 여성은 지난 17일 정오쯤 광명시 한 의원에서 독감 주사를 맞고 나서 사흘 뒤인 20일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으며 21일 오전 사망했다. 
 
시 관계자는 "사망사례 2건이 새로 보고돼 자세한 상황을 확인 중"이라며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인천에서는 독감 백신을 맞은 70대 남성 B씨가 숨졌다. 인천 선학동에 거주하는 B씨는 지난 20일 오후 7시께 연수구 한 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사실을 확인한 뒤 보건 당국에 통보했다. 인천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가 발생한 것은 지난 16일 숨진 고등학생 C(17)군 이후 두 번째다. 
   
경북에서도 이날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 2명이 추가됐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상주와 영주에서 독감백신을 접종한 70대와 80대가 사망했다. 이로써 독감백신 접종 관련 경북지역 사망자는 4명으로 늘었다. 
 
상주 70대 여성은 20일 오후 백신을 맞은 뒤 다음 날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찾았으며 22일 오후 1시 30분께 숨졌다. 
 
영주 80대 여성은 19일 오전 독감백신을 접종받았으며, 22일 오전 11시께 집에서 쓰러진 것을 생활보호사가 발견해 신고했다. 
 
강원도 춘천에서도 70대가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 보건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D씨(79)는 이날 오전 길에서 쓰러진 후 행인에게 발견됐다. 출동한 경찰이 그의 심정지 상태를 확인한 후 119에 신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선고를 받았다. 
 
D씨는 지난 21일 오전 10시쯤 춘천시 관내 위탁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 고혈압과 당뇨를 앓던 그는 접종 당일 심장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통영에 거주하는 E씨(78·남)는 지난 20일 통영 소재 한 의원에서 독감 접종 후 이날 오전 목욕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 신장병 등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인천을 시작으로 20일 고창, 대전, 목포에 이어 21일 제주, 대구, 광명, 고양, 통영, 춘천 등 곳곳에서 속출하면서 이날 현재까지(오후 4시 기준) 전국에서 총 2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한편 국내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지난 21일 11건에서 22일 하루 만에 인천 등 전국에서 사망신고가 13건이 추가돼 오후 3시 기준 총 24건으로 늘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독감 예방접종 후 신고된 부작용 중 사망사례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25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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