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윤석열 검찰총장의 발언을 놓고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달랐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23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회 국감장에서 작심발언을 쏟아내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인 것에 대해 "백전불굴의 장군을 묶어 놓고 애송이들이 모욕하고 온갖 공작을 동원하지만 결국은 넘사벽 실력차를 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법사위 국감은 영화 글레디에이터를 보는 것 같았다"며 이렇게 썼다. 전날 법사위 국감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발동과 아내 의혹 등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몰아붙였지만 꺾이지 않고 제 할 말을 다 한 윤 총장이 승리했다는 관전평을 남긴 것이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답답하고 지친 국민들에게 새로운 기대와 영감을 주었다"며 "앞으로는 아무리 압박을 받아도 '식물총장' 소리는 안 들을 것 같다"고 거들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역시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나와 "여당 법사위원들은 온통 조국 수호대인가"라며 "윤석열(검찰총장) 공격수들 다 모여서 '똑바로 앉아라', 말꼬리 잡고 총장을 모두 공격한다. 어떤 경우에는 '이야, 이게 아무말 대잔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렇게 추한, 국정감사답지 않은 국정감사가 마무리 단계에 가는 것을 보고 가슴으로, 마음으로 아팠다"며 "김봉현(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라는 희대의 사기꾼에 걸려서 '검찰도 문제가 있다. 야당도 문제가 있다' 이렇게 파이를 키워서 (여당 의원들이) 소위 쇼를 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23일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위법이라고 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수사지휘권 행사가 불가피했다는 대통령의 판단도 부정하고 국민의 대표가 행정부를 통제한다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도 무시하는 위험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나온 윤 총장의 발언과 태도는 검찰개혁이 왜, 얼마나 어려운지, 공직자 처신은 어때야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윤 총장의 발언에 대해선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제 국감을 통해 검찰의 민주적 통제가 더욱 절실해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의 정당성과 절박성을 입증했다”며 “야당에 요청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추천 제시 시한(10월 26일)이 사흘 남았다”고 강조했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윤석열 검찰총장의 국정감사 태도를 겨냥해 “도대체 누가 국감을 받고 있고, 누가 질의를 하는지, 계속 동문서답하고 또 질의에 대해서 문제를 지적하고, 부적절한 질의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 이게 참 오늘 굉장히 실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