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의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긴 밤 동안의 개표 끝에 우리는 많은 주에서 승리를 거뒀음이 확실해졌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정재원 기자] 미국 대선에서 선거인단 16명이 걸려 있는 조지아 주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접근했다.

조지아주 선거 당국이 5일 새벽 6시(한국시간 밤 8시)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3만1,724표로 바이든 후보의 241만3,184표에 1만8,540표 앞섰다.

개표진행률 96%에 바이든 후보가 0.4%P 뒤져 있다. 아직 20만 표가 남아 있는데 중요한 사실은 남은 표 대부분이 애틀란타에서 도착한 사전 우편투표라는 점이다.

애틀란타는 흑인 비율이 높은 조지아 주에서도 흑인 주민이 무리지어 살고 있는 대도시로 친 민주당 몰표가 나올 수 있다.

애틀란타 우편투표가 개표되기 전인 20시간 전 개표율 90%일 때 바이든은 227만9,700여 표로 트럼프에 10만2,200표, 2.2%P 리드 당한 상태였다.

뉴욕 타임스는 그보다 앞서 36시간 전 트럼프가 바이든에 30만 표 이상, 9%p나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아닌 바이든이 최종적으로 1.5%p 우세해 선거인단 16명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개표 추이를 보면 이 예측이 빈말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뉴욕 타임스의 조지아 예측은 다름 아닌 애틀란타와 흑인 유권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는 조지아에서 4년 전 힐러리 클린턴에 20만 표, 5.1%p 차의 낙승을 거뒀다. 뉴욕 타임스 예측에는 2년 전 2018 중간선거에서 흑인 국무장관 스테이시 에이브럼스가 2만 표 미만으로 애석하게 주지사 선거에 낙선한 상황이 큰 영향력을 발휘했을 수 있다.

조지아 선거당국은 새벽에 이어 낮에도 개표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바이든이 조지아에서 역전승해 선거인단 16명을 거머쥐면 선거인단 총수가 253명에서 269명이 된다. 당선 과반기준 270명에 1명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조지아는 바이든과 민주당에게 있어 그 옆 플로리다와는 정반대의 의미로 가슴에 깊이 새겨질 터이다.

민주당은 4년 전 힐러리 때 단 1.2% 차로 플로리다를 트럼프에 뺏겼는데 이번에는 여론조사에서 2%p 정도의 우세가 계속 나와 플로리다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막상 초반에 반짝 우세하다가 3.4%p의 상당한 차로 역전패해 29명의 선거인단을 빼앗겼다.

이번 대선 개표 첫머리의 백미였던 플로리다를 만약 바이든이 이겼더라면 지금 펼쳐지고 있는 난마와 같은 어지러운 개표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언론은 쿠바 및 베네수엘라 망명자 중심의 플로리다 라티노 공동체가 트럼프를 더 신뢰해서 바이든의 기대를 배신한 결과로 보고 있다.

플로리다와 정반대로 지난 대선를 참고해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조지아가 뜻밖에 바이든에게 16명이라는 선거인단을 몰아준다면 그것은 흑인의 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대선으로 같은 남부인 플로리다와 조지아, 같은 소수계인 남미계 라티노와 흑인 간의 정치적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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