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대선에서 지면) 아마도 나는 이 나라를 떠나야 할 것이다. 여러분은 나를 다시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지난달 조지아주 유세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두고 "미 대선 역대 최악의 후보와 맞붙게 돼 부담이 된다"면서 "최악의 후보에게 대선을 진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며, 이 나라를 떠나게 될 지도 모른다"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5일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 합법적 투표만 계산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고 했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주장하는 모든 주에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현직 미 대통령이 ‘부정선거’ 프레임으로 선거 결과에 불복할 것임을 시사한 초유의 사태로 상당 기간 차기 대통령이 확정되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 같은 발언을 했고 이번 대선에 패색이 짙자 '부정선거' 프레임을 들고 나온 것일까
 
미국의 다수 언론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잃으면 민형사 소송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가 거액의 빚을 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백악관에서 나오는 순간 감옥 가거나 빈털터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내 죄와 비교하면 트럼프는 360년을 감옥에서 썩어야 한다”
 
트럼프의 '12년 집사'였던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러시아와 사업적 거래를 했고 성추문을 덮으려고 여성에게 돈을 줬다며 한 말이다. 
 
트럼프의 불법을 돕다가 2018년 징역 36개월을 선고받은 그는 “내 죄와 비교하면 트럼프는 360년을 감옥에서 썩어야 한다”고 했다. 유죄를 인정하고 풀려난 뒤 트럼프를 고발하는 책을 썼다.  책에는 수 많은 트럼프의 탈세 혐의가 기록돼 있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직 포르노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 달러(약 1억5천만 원)를 비밀리에 지급하는 방안을 트럼프그룹 최고 재무책임자인 앨런 웨이절버그와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코언은 이후 결국 자신이 직접 대니얼스에게 돈을 전달했으며,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코언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한 성인 잡지 모델 출신 캐런 멕두걸에게 타블로이드지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15만 달러(약 1억8천만 원)를 주고 독점 보도권을 사들이는 과정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뿐이 아니다. 트럼프와 그의 회사들이 자산 가치를 속이는 수법으로 사기 대출을 받거나 탈세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미 뉴욕 주 검찰이 트럼프 재단의 불법 회계 혐의와 관련, 트럼프 차남을 소환 조사했고 회계 자료를 제출하라는 영장도 발부받았다. 미국에서 회계 부정과 탈세는 중죄다. 
 
수사의 칼끝이 트럼프 목까지 겨냥했다. 뉴욕뿐 아니라 워싱턴 DC와 메릴랜드 주 검찰도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혐의를 캐고 있다. 청구된 영장만 30건이 넘는다는 것이 한 언론의 보도다. 
 
하지만 이 같은 혐의는 그가  ‘현직 대통령’이란 방어막 때문에 멈춰 섰다.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백악관에 '일 인치' 앞둔 지금, 과연 코언이 말한 '360년'이 현실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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