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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윤석열 해임' 루비콘강 건넜다
김민호 기자  |  sisaplusnews9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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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30  22: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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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민호 기자]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초유의 사태에 그동안 침묵을 거듭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6일 만에 입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30일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은)진통이 따르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개혁과 혁신으로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질 때”라며 검찰개혁을 향한 흔들림 없는 의지를 강조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 문제 등을 포함한 '법검 갈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검찰개혁의 완수를 위한 마지막 진통으로 보고 있는 문 대통령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곧바로 야권의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발언을 지적하며 “추미애 장관의 일방적인 처분은 흠결이 많다는 비판이 계속됐는데도 문 대통령은 오랜 침묵 끝에 유체이탈식 발언만 내놨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문 대통령은 유체이탈, 적반하장 화법으로 빙빙 돌려서 딴소리나 할 게 아니라 이 모든 사태의 최종책임자로서 본인의 분명한 생각을 밝혀라”라며 “언제까지 비겁하게 딴전만 피울 수는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라”고 직격했다.
 
문재인 정부에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文대통령, 검찰에 우회경고 “집단 이익보다…관행 벗어나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슬슬 본색을 드러내죠? 이게 탁현민의 화장에 감추어져 있던 그의 민낯”이라고 비꼬았다.
 
하지만 청와대는 현재 진행 중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직무정지 및 징계 절차에 대한 법리 다툼에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관련 사안에 대한 직접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윤 총장의 징계 여부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공식 의견이 수렴되면, 곧 문 대통령의 결단의 영역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상황 인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윤 총장이 법원에 신청한 직무정지 효력 집행정지 심문 결과와, 법무부의 검사징계위원회 소집 이후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여부 의견을 모두 지켜봐야 한다"며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그 뒤로는 고도의 정치 영역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징계 여부에 대한 법무부 판단은 문 대통령이 관여할 수 없는 추 장관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가타부타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추 장관이 징계위원회 결론을 문 대통령에게 공식 보고를 한 이후 시점부터는 모든 공이 문 대통령에게 넘어오게 되는 상황을 '정치 영역'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법원의 심문 이튿날인 12월1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긴급 임시회의 소집을 통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같은 날 검사징계위원회를 소집, 해임·면직·정직·감봉 등 윤 총장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추 장관은 이러한 결과를 문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며, 문 대통령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징계안을 재가(裁可)하면 윤 총장은 총장직을 잃게 된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적 안전 장치로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대통령의 면직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추 장관을 통한 '사실상의 경질' 과정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게 야권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원칙과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의 평소 성정에 비춰 법에서 보장하는 권한과 절차를 지키고 있다는 시각이 강하다. 정치적 책임 소재 이전에 갖춰야 할 절차적 정당성도 중요하다는 것으로, 파국으로 치닫던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직접 언급을 삼간 배경이 여기에 있다는 게 청와대의 기류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에 관해 "현재 상황에서 수사지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청와대의 공식 입장 형식을 빌려 지원 사격한 것 속에는 윤 총장의 추후 거취까지 포괄적인 의중이 담긴 것으로도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추 장관과 윤 총장을 향해 쓴 소리를 마다않던 정세균 총리와의 주례 오찬 회동 직후 나온터라 향후 최종 결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 관심이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정 총리는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의 주례 오찬 회동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정 총리는 특히 윤 총장이 스스로 직무수행이 어려운 상황을 자초한 만큼 법무부 차원의 징계 절차와 무관하게 본인이 자진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상황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검사들의 집단행동이 공직자의 신분을 망각한 부적절한 행위임을 강조하면서, 상황이 마무리되는 대로 추 장관도 물러날 필요성을 언급했을 가능성도 있다.
 
정 총리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을 향해 각각 "조금 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겠다", "자숙했으면 좋겠다"는 양비론적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정 총리가 '지금 사태가 현재 국정운영에 크게 부담이 된다'고 하자 문 대통령도 굉장히 곤혹스러워하며 고심이 큰 분위기를 보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들을 종합하면 윤 총장이 국가적 과제인 검찰 개혁과는 무관하게 검찰 조직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으며, 검찰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점을 잊고 있다는 점을 일관되게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문 대통령의 판단 속에 이미 많은 의미가 함축 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모 사건의 엄중한 수사를 위해 윤 총장의 직무배제가 불가피하다는 큰 틀에서의 문 대통령의 인식에는 변화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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