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심의 전날인 1일 오후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의견진술을 마친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점심식사를 위해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김민호 기자]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을 직무배제' 사태에 '여 검객'들의 칼싸움이 치열하다.
 
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진행된 법무부 감찰위원회에서 '보고서 삭제’를 폭로한 이정화 검사는 감찰위원들의 질문에 “삭제 지시를 받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박은정 검사(48·29기)는 “삭제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고 이에 이 검사는 박 검사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지시하셨습니다”라고 받아쳤다.
 
또 정유미 검사(48ㆍ사법연수원 30기)는 박 검사를 향해 “개혁해야 할 검찰의 적폐 악습을 골고루 보여주고 있다”며 작심 비판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감찰위원들이 ‘류혁 감찰관 패싱 여부’를 질의하자 류 감찰관은 “11월 초까지 관련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담당관은 “장관이 보안 유지를 지시했기 때문에 규정 위반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박 담당관은 류 감찰관에게 “날 망신주는 겁니까. 사과하세요”라고 언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삭제 지시를 받았다는 이 검사의 폭로에 대해 박 담당관은 “삭제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이 검사가 박 담당관의 면전에서 “(삭제) 지시하셨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같은 상황은 이 검사가 먼저 박 담당관과의 대질을 요구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검사는 자신이 기록한 것과 반대로 윤 총장의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는 식으로 보고서 내용이 바뀐 경위를 따졌고 박 담당관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 복도까지 소리가 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유미 인천지검 부천지청 인권감독관은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심재철, 박은정 선배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두 사람이 법치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박 검사를 겨냥했다. 
 
정 검사는 “선배들이 현재 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행태가 바로 우리가 개혁해야 할 검찰의 악습 아닌가요”라고 비판했다. 정 감독관은 이어 “과거 검찰이 몇몇 정치적 사건에서 그러했다고 비난받아 왔던 행동을, 바로 지금 선배들이 앞장서서 망라해 보여 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 검사는 “선배들이 앞장서서, 없어져야만 하는 검찰의 적폐 악습을 골고루 행해 보여주시고 있다”면서 “오히려 선배들이 검찰개혁에 항거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신들(심 국장, 박 담당관)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이란 것이, 악습을 철폐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어떤 것인가요”라고 에둘러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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