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밖으로 나오는 박태만-도법-최연혜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가 26일 철도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이날 오후 2시10분께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화해와 중재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별위원회는 도법 스님을 비롯한 지홍·흥선·법안·퇴휴 스님과 김동건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 성태용 건국대 철학과 교수로 꾸려졌다.

도법 스님은 "노사 양측 모두 기존의 입장을 고집하는 대신 국가기간산업인 철도의 안정과 발전, 나아가 국민의 보편적 행복의 관점에서 문제가 다뤄질 수 있도록 대화의 장에 나서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종교계를 비롯해 노사정 등과 함께 사회적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들도 이번 철도문제가 사회통합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적극적인 관심 가져주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도법 스님은 "우리 사회는 남북 분단 이후 민주화와 경제성장의 과정을 거치면서 친북과 반북, 친미와 반미,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자본가와 노동자 등으로 온통 편갈라 서로를 적대시하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 되면 통합되어야 할 국민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기도 한다. 이는 모두의 삶이 황폐화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며 "모두가 좋은 이웃과 동반자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것이 종단의 바람이자 국민의 바람이다. 그런 취지와 마음을 모았다"고 특별위를 구성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화쟁위는 어느 편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거나 다루지 않는다. 실제로 어떤 것이 합리적으로 바람직한지, 균형있게 문제를 풀어가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한다. 이번 사안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당장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전문적으로 접근할 생각"이라며 "노조의 요청에 의해서 움직인다고 말씀하시지만 그와 관계없이 이미 종교계와 시민사회쪽에서 사회적 대화를 통해 풀자고 제안·주문하고 있었다. 이를 풀어가기 위한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종교계가 사회·정치적 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당연히 고통이 있는 곳에 종교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고통을 풀어내고 바람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종교다. 그렇지 않으면 종교가 필요없다. 종교계의 현실문제 개입하는지 여부에 대해 보는 관점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법 스님은 "국민의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는지가 철도문제를 풀어가는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며 " 민심은 천심이다. 정부는 대한민국을 구성하고 있는 모두의 목소리와 민심을 읽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도법스님 중재로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 부위원장과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조계사에서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최 사장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코레일 서울 사옥에서 실무교섭을 하기로 했다"며 "불편드리고 고통 끼쳐드려서 깊이 사죄드린다. 좋은 결실을 맺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 부위원장도 "노사 상호간 진정성 있는 만남을 가졌고 그 결과로 노사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파업이 조기에 종결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발표했다.

도법 스님은 "철도문제는 국민적 바람이자 한국 사회가 풀어야할 과제디. 이를 서로가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법인화 설립에 반대하며 지난 9일 파업을 시작해 18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조계사에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철도노조 핵심 간부인 박 수석 부위원장을 비롯해 노조원 3명이 지난 24일 밤부터 은신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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