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어준-주진우

[심일보 대기자]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함께 한 주진우 전 기자와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의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모양새다.

논란은 주진우 전 기자가 지난달 26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추 장관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소개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주 전 기자는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참여연대나 진보적 단체들, 그리고 정의당에서 '추미애 장관이 너무한 게 아니냐'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음날(27)에도 소위 '법관 사찰 문건'에 대해 "검사들이 만든 사찰 정보라고 하는 문건 수준이 조악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 전 기자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일부 친문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친검(친 검찰) 기자냐", "윤석열 비선(비선실세)" 등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김용만 씨 역시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A를 한때 가족같이 여기고, 그에게 불이익을 가하는 시도에 모든 것을 걸고 싸우리라 다짐했던 제게 이제 매우 혹독한 결심의 시기가 다가온 것 같다"며 "A에게 심각한 배신을 당해 지금도 생각만 하면 분노가 치민다"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다음날 3일, 또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 주진우 기자의 행적과 발언을 살펴볼 때 그가 과연 같은 편인지 의문을 가질 일이 적지 않았다”며 “마침내 그를 ‘윤석열 패밀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뼈아픈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일종의 최후통첩을 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윤 총장과의 친분에 관한 네 가지 의혹을 제기하며 주 전 기자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김씨는 주 전 기자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윤 총장과의 술자리에 데리고 가 충성맹세를 요구한 것,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에서 자신에게 ‘한동훈 검사와 이동재 기자가 소통한 바 없다'고 말한 것, 추 장관을 찾아가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 윤석열과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회동을 취재하던 다른 기자에게 연락해 ‘윤석열 라인을 흔들면 안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주 전 기자는 사흘 뒤인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4분 가량의 영상을 올리고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윤 총장과 양정철 전 원장과의 만남에 대해서 “그런 자리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주 전 기자는 “양정철에게 윤 총장을 소개시켜주고 (양 전 원장으로 하여금)충성맹세를 시켰다?”면서 “충성맹세, 건배…존재하지 않는 장면, 존재하지 않는 말을 누가 보고 들었다는 것이냐”고 했다. 그는 추 장관에게 수사지휘권 발동이 부당하다고 말한 것도 허위사실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김씨는 7일, 주진우 기자의 해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윤석열 검찰총장과 연을 결연히 끊고 제자리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김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 기자가 '소설이다'며 소송을 걸어 올 경우 법정에서 질의가 타당했음을 입증해 보이겠다"라는 말로 구차한 변명일 뿐이라고 했다.
 
특히 "주진우 기자는 추미애 장관을 찾아간 사안과 관련해서 동영상에서 적극 부인했다"면서 "여러 증언자가 있다는 점을 감안, 조금만 기다려주면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계속 발뺌할 경우 결정적 증언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이어 김씨는 "주진우 기자가 윤석열 집단과 절연해주기를 바라는 제 취지를 적극적으로 헤아려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조양은, 김태촌과 접촉했다고 주진우 기자를 조양은, 김태촌 패밀리라고 말하지 않는다"며 "그의 이익을 대변했을 때 패밀리(파)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끝으로 "'검찰개혁을 지지한다'라는 말은 윤석열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날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올라온 주 전 기자의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며 “해명보다는 변명으로 들린다”고  김씨의 주장에 동조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교수는 "밥그릇 싸움"이라고 정리했다. 
 
7일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기회에 희생양이 된 주진우가 깨달았으면 좋겠네요."라며 "결국 이 또한 나꼼수 문화의 폐해라는 사실을...."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권 일각에선 진보진영 대표 스피커 가운데 주진우 전 기자와 방송인 김어준 씨를 '친문계' 인사로, 김용민 이사장과 이동형 작가를 '친이계'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석이 있다"며 "최근까지도 주진우 전 기자는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다스뵈이다'에 출연을 해왔으며 김용민 이사장은 이동형 작가가 제작하는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오고 있다. 이동형 작가는 경기도와의 협업 방송도 자주 하고 있어 사실상 친이계 인사로 분류된다."고 했다.
 
앞서 지난 4일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씨 관련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멘탈리티 보세요. 우리 편, 한 편, 같은 편, 피아(그와 나, 저편과 이편을 아울러 이르는 말)구분. 애들도 아니고"라면서 "나치 법학자 칼 슈미트 말 생각나시죠? 정치적인 것의 본질은 피아구분에 있다"라고 썼다.
 
이어 김씨가 "전선이 명확할수록 '피아구분'은 명확해져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인용하며 "워낙 나꼼수가 유명하다 보니 관심이 '나꼼수 내전'으로 모이는 것 같다"며 "친문(親文)들 사이에선 윤석열-추미애 처리를 놓고 분란이 있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그런데 (김)어준이는 누구 편인가. 진우편인가 아니면 용민편인가"라며 "아무튼 그들 '안의 진중권'인 주진우 동지의 귀순을 열렬히 환영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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