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옥규 부동산학 박사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국토부장관과 변창흠 국토부장관 지명자를 대동하여 화성동탄 행복주택단지를 방문한 후 지난 대통령선거에 후보로 나온 유승민 전의원, 국민당 안철수대표와 청와대간 한바탕 설전이 있었다.
 
유승민 전의원이 아파트가격을 천정부지로 뛰게 한 무능한 정부라 공격하는 것에 대해 현재까지는 부동산정책에 실패한 정부라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임대주택을 충분하게 공급하겠다는 정책까지 잘못이라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또한 안철수대표가 44㎥(13평)에 4인 가족도 주거가능 하겠다는 말에 태클을 걸어 문대통령 퇴임 후 거주할 공간과 비교해 비판하는 것이 주택난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도 없다.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은 트집만 잡고 태클을 걸기보다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실행하여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해결 능력을 보여줘 능력을 검증 받아야 한다. 
 
능력을 검증받지 않고 대통령을 꿈꾸는 것은 능력 없는 촛불대통령 보다 더 큰 위험요인으로 국민들께 비춰질 것이다.
 
유승민 전의원이나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는 서민들의 애환을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고 엄동설한에 문풍지를 비집고 들어와 꽁꽁 싸매고 있는 이불 속까지 황소바람으로 파고드는 추위를 느껴보지 못했을 태니 어찌 임대주택의 소중함을 알겠냐마는 지금 이 시간도 변변한 주거 공간 한 평도 마련하지 못해 추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지속적으로 공공임대주택을 늘려왔고 정책적 변화 없이 계속하여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 지명자에게 주문함으로서 앞으로 좀 더 양질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확대될 것 같고 중형 임대주택 6만3,000호를 포함해 2025년까지 240만 호 공급을 달성하겠다고 하니 칭찬할 것 없던 문재인정부에 모처럼 박수를 보낸다.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 재고율이 7.6%에서 10%까지 상승하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8%를 상회하게 되며, 무주택 임차가구 30%는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덜란드 32%, 오스트리아 23%, 덴마크 19% 등 공공주택 공급정책에 성공한 유럽국가에 비유하면 갈 길이 아직도 멀게 보이지만 전 국민의 약38%가 전·월세 세입자로 분류된 현실에서 공공임대주택 확대공급은 사회적 약자인 무주택 임차인들에게 희망이 되고 민간임대시장을 견제하는 효과를 가져와 주택시장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차기 주택정책을 책임질 국토교통부 변창흠 지명자가 44㎥(13평)의 아파트 베란다를 부부가 차를 마시는 카페공간으로 표현한 것을 보고 몰라도 너무 모른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모든 국민들이 일주일에 단 하루라도 한가하게 베란다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놓고 정담을 나누며 휴식을 취할 수 있기를 소망하지만 알바까지 해가며 생계를 이어가는 서민들에게 언제나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기에 발상 자체가 사치라는 씁쓸한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서민들의 삶이 오래되고 쓸모없는 것까지 언제 쓸모가 생길지 몰라 보관하기 때문에 자투리 공간하나도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는데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국토교통부장관 지명자의 사고가 그러하니 필요 공간이 확보되는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지 못하고 곰팡이 천지에 물이 새는 하자 투성이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이다,  
 
온 국민이 경기침체로 인해 처참하게 무너져가는 가계를 몸소 겪으며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주가가 조금 올라가니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문재인대통령의 말과 국토교통부 변창흠 지명자의 말에 필자만 천불이 나는 걸까?
 
모든 국민이 힘들고 힘들게 살아가는 작금의 현실에서 좀 더 정제된 표현이 아쉽기만 하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