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정재원 기자] "우리가 본 최악의 대통령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24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던진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대선 캠프 전 선대본부장이던 폴 매너포트, 핵심 비선 참모 로저 스톤,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부친인 찰스 쿠슈너 등이 포함된 26명에 대한 사면을, 다른 3명에 대한 감형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인이나 친인척, 자신의 선거 운동을 도왔던 인사들을 대상으로 죄질을 가리지 않고, 사면 또는 감형해 준 것이다. 
 
CNN은 "이번 사면은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심이 강하고 연고가 많거나 가족과 측근 범죄자에 대해 권력을 휘두르는 행태를 확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모든 대통령이 임기 말에 논란이 되는 사면을 단행하는 반면, 트럼프는 전임 대통령들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자신의 공직에서 가장 무제한적인 권력 중 하나를 사용하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사면 대상에 포함시킨 사돈인 찰스 쿠슈너가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의 시아버지인 찰스 쿠슈너(66)는 트럼프처럼 부동산 개발업자이다. 찰스는 2004년에 16건의 탈세, 법정 증인 보복, 연방선거위원회(FEC) 위증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년간의 복역을 마친 뒤 2006년 출소했다.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그가 법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고 보복 대상으로 삼은 사람은 자신의 처남이었다. 찰스는 호텔 방에 비디오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놓고 매춘부를 시켜 처남을 호텔 방으로 유인하도록 했고, 호텔 방에서 벌어진 장면을 담은 녹화 테이프를 자신의 누이에게 보냈다. 그의 아들 제러드 쿠슈너는 아내 이방카와 함께 백악관 선임 고문으로 일하면서 아버지를 위해 형법 개정을 시도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매너포트는 탈세와 금융 사기, 불법 로비, 돈세탁 등 혐의로 총 7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또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돼 로버트 뮬러 특검이 기소한 첫 번째 인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너포트를 사면함으로써 뮬러 특검의 수사를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40년 친구로 비선 정치 참모인 스톤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허위 증언 및 증인 매수 등 7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4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는 형기가 시작되기 나흘 전인 지난 7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감형을 발표해 감옥행을 면했고, 이번에 사면까지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던컨 D. 헌터 전 하원의원을 사면한 데 이어 이날 그의 부인인 마거릿 헌터도 사면했다. 던컨 부부는 2019년 선거캠프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됐고, 유죄를 시인한 뒤 다음 달 11개월의 수감 생활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돼 유죄판결을 받은 측근 파파도풀로스 전대선캠프 외교정책 고문, 러시아의 부호 게르만 칸의 사위 알렉스 판 데어 즈완, 2007년 이라크에서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군인 4명 등 20명에 대한 사면 및 감형을 발표했었다. 
 
한편 이날 세계일보는 특파원 보도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말을 맞아 비리 정치인, 관계 인사, 자신의 사돈과 측근 등을 무더기로 사면함으로써 워싱턴에 썩은 냄새가 진동하게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현지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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