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에르 가르뎅
[정재원 기자] 패션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던 프랑스의 세계적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이 29일(현지시간) 향년 98세로 세상을 떠났다.
 
AFP통신에 따르면 피에르 가르뎅 유가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가 98세 나이로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유가족은 "오늘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슬픈 날"이라며 그가 파리 서부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그가 일생 보여줬던 끈질긴 야망과 대담함이 자랑스럽다"고 추모했다.
 
피에르 가르뎅은 1922년 이탈리아에서 7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나 2살이던 해에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이주했다. 그는 14세 때 프랑스 생테티엔에서 재단사로서 처음 실과 바늘을 잡았으며, 1944년엔 '패션 도시' 파리로 올라와 유명 디자이너 밑에서 영화 촬영용 의상 등을 제작했다.
 
피에르 가르뎅은 1946년, 장 콕토 감독의 영화 '미녀와 야수'에 사용할 의상을 제작했고, 이후 콕토 감독의 소개로 크리스티앙 디올을 만나 1947년에는 디올의 첫 번째 재단사로 일했다.
 
1950년 처음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내놓은 그는 1954년 엉덩이 부분을 둥글게 부풀린 '버블 드레스'를 선보이며 유명세를 얻었다. 1959년 처음으로 기성복 컬렉션을 선보이며 세계 패션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60년대부터 자신의 이름이 담긴 셔츠 등을 선보였고, 1979년에는 중국 베이징 자금성에서 패션쇼를 연 최초의 서양인이 됐다. 1991년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패션쇼를 올린 최초의 디자이너로도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피에르 가르뎅은 2010년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고, 내가 선택하면 그곳들도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2년 뒤인 지난 2012년에는, 90세 나이에도 복귀 작품 발표회를 여는 등 말년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하며 패션 산업을 이끌어왔다.
 
당시 작품 발표회에서 그는 "아직 내일을 위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면서, "이 일을 시작할 때 가장 어렸고 현재는 가장 나이가 많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그의 이름이 걸린 상점은 100개국이 넘는 국가에서 성업하고 있다.
 
외신들은 피에르 가르뎅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미래를 내다본 창작뿐 아니라 유행을 주도한 의상을 대중에게 선보인 것으로도 생전에 주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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