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김민호 기자]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 속에 생을 마감한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 양 사건에 대한 누리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이 나섰다.

지난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생후 16개월인 정인이는 생후 7개월쯤 양부모에게 입양된 후 각종 학대에 시달리다가 불과 271일 만에 숨진 사건을 다뤘다.

사망 당시 정인이는 장기가 찢어져 복부 전체는 피로 가득 차 있었고, 골절 부위도 여럿이었다. 정인이의 모습을 본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학대”라며 “사진을 보는 순간 피가 거꾸로 솟았다”며 분노를 표했다.

반면 양부모 측은 사건 당일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홧김에 정인이를 들고 흔들다가 떨어뜨렸고, 그 과정에서 아이의 배가 의자에 부딪혔다고 주장했다.

4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이웃 어린이집과 소아과에서 아동학대를 의심하고 신고했지만, 경찰이 안이한 태도를 보였고 아이가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됐다”며 “너무도 마음이 아프고 정인이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저출산 극복 위해 한편으로는 많은 지원하면서, 또 한편에서는 소중한 아이가 학대당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부끄러울 뿐”이라며 아동학대를 막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도 이날 16개월 정인양이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국민생명 무관용 3법'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지키는 국회로 거듭나겠다"며 "16개월 정인이의 가엾은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아동학대의 형량을 2배로 높이고 학대자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동학대, 음주운전, 산재사망에 대해 '국민생명 무관용 3법'을 제정하겠다"며 "음주운전 시 시동이 안 걸리도록 하고, 음주로 면허가 2번 취소되면 영원히 면허를 박탈하도록 하겠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통과시켜 안전 규정을 위반하는 사업주를 엄벌해 일하다 죽는 억울한 노동자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최고위원도 "정치권이 실질적인 아동학대 근절이 이뤄지도록 더 노력했어야 한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가정에 대한 지속적 관리와 아동 분리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아동학대 방지책의 표준을 만들고 현장 목소리를 청취해 부족함을 보완하겠다. 민주당은 집권여당답게 당정청 원팀의 정신으로 당정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공식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정인이 진정서 양식 파일’을 게재했다. 협회 측은 해당 진정서에 주민등록번호 앞자리와 주소, 전화 번호, 쓰고 싶은 내용 등을 작성해 선고일인 10일 전까지 법원에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해당 파일을 공유하며 자체적으로 진정서 작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배우 이윤지, 개그맨 김원효 등 연예인들 역시 SNS를 통해 진정서를 보냈다는 인증 글을 올리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추세다.

한편 경찰은 이들에 대해 지난 11월 아동 학대치사 및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와 방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양모를 아동 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양부는 아동학대 방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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