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 삼성전자가 지구촌을 강타한 전대미문의 위기에서도 지난 한 해 36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연간 매출액 236조2,600억 원, 영업이익은 35조9,5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 실적발표를 통해 "2020년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9.46% 상승한 35조9,5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누적 매출액은 236조2,6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4%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개선된 것이다.
 
4분기 실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견조했던 반도체 사업 덕에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버팀목인 반도체 사업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보였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코로나19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와 '집콕' 수요 증가로 가전 사업이 크게 선전한 지난해 3분기보다는 주춤했다.
 
반도체 담당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4분기 연말 노트북 수요 증가로 메모리 출하량이 견조했고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멈추며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때아닌 특수를 누린 전분기(5조5,400억 원)보다 영업이익이 1조 원 이상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2조4,000억~2조6,0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의 락다운(봉쇄령), 마케팅 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성수기인 전분기 영업이익(4조5,000억 원)보다는 2조 원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TV와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업이익은 1년 전(8,100억 원)과 비슷한 8,000억~1조2,000억 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펜트업 수요를 톡톡히 누린 3분기보다는 주춤하지만 유럽 락다운에 따른 판매량 감소, 패널가 상승 등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DS부문의 반도체 사업이 선방하며 36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약 15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4분기에도 4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추정대로 지난해 반도체 사업이 19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다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을 책임진 셈이다. 
 
아울러 코로나19로 펜트업 수요가 폭발한 TV, 가전 사업과 더불어 온라인 마케팅 강화 등이 시너지를 내며 호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지난해 4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새해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1분기 실적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1의 조기 출시와 D램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올해 메모리반도체의 슈퍼 사이클이 3년 만에 다시 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D램 전 부문의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비메모리 부문도 신규 고객사 물량 확대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년간에 걸친 메모리 반도체 투자의 부진과 반도체 업체들의 낮은 재고 수준은 2021년 실적에서 D램, 낸드 수급의 개선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비메모리 부문은 신규 고객사 물량 확대와 고객사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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