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민 교수 블러그 캡쳐
[정재원 기자] 다음은 '진보 논객'으로 ‘조국 흑서’ 공동저자인 서민 단국대 교수가 7일 자신의 블러그에 올린 글이다.
 
서 교수는 이날 SNS를 통해 조선일보 '사의표명, 추미애, 실제론 경질강했다'는 기사를 인용하며  '[소설] 미애는 바람, 범계는 햇볕'이라는 제목으로 소설 형식을 빌어 추 장관과, 박범계 후보자,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을 이이솝 우화에 빗대어 꼬집었다.
 
다음은 해당글 전문이다.
 
"아이쿠!"
 
한가로운 대낮, 평소처럼 낮잠을 자던 문재인은 그만 의자에서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비명 소리에 놀란 비서관이 달려오자 문재인은 민망했다.
 
문: 하하, 내가 깜빡 졸았네.
 
비: 세 시간 동안 주무셨습니다.
 
팩폭에 기분이 나빠진 문재인은 비서관을 밖으로 내쫓은 뒤
 
낮잠을 자는 동안 꿨던 꿈을 기억해내려고 애쓴다.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려고 바람하고 해님이 내기를 하지. 거기까진 기억이 나는데, 결말이 뭐더라? 어이! 비서관!"
 
건조한 표정으로 달려온 비서관에게 문재인은 묻는다.
 
문: 자네 혹시 이솝우화 읽었나?
 
비: 그거 안읽은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문: (읽다 만 것에 살짝 찔리며) 그, 그건 그렇지. 근데 그 이솝우화 중에 바람하고 해님이 외투 벗기는, 좀 야한 게임 하는 거 있지 않나?
 
비: 아, 바람과 해님이요? 유명한 이야기죠.
 
문: 그래, 알고 있구만. 내가 갑자기 까먹어서 그러는데, 그 게임에서 누가 이기지?
 
비: 해님이 이깁니다. 
 
문: 확실한가?
 
비: 네.
 
그래도 긴가민가했던  문재인은 비서관에게 이솝우화를 구해오라고 한다.
 
"그래! 바로 이거야!"
 
해당 부분을 찾아 읽은 문재인은 다시금 비서관을 불렀다. 
 
"추미애 장관 지금 어디 있나? 눈에 띄는 즉시 들어오라고 해."
 
이틀 뒤, 추미애는 문재인과 마주앉는다.
 
문: 자네는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가? 지난 1년간 한 일이 뭐야?
 
추: 그건 대통령님도 마찬가지잖습니까? 심지어 4년째 아무것도 안하셨어요.
 
문: 그, 그건 그래. 하지만 난 대통령이라고. 아무 일도 안해도 되는 존재야. 근데 자네는 딱 하나 시킨 그 일도 제대로 못하나? 당장 사표 내.
 
추: 싫습니다. 윤석열보다 먼저 사표를 쓸 수는 없습니다. 제가 지는 거 싫어하는 거 아시잖습니까. 
 
문: 자네보다 더 그 일을 잘할 사람을 찾았네. 정 물러나지 않겠다면, 경질하는 수밖에.
 
추: 저도 그대로 당하진 않겠습니다. 제 특기가 뭔지 까먹으셨나보죠?
 
 
문재인은 그 협박에 움찔했지만, 그래도 추미애보다 무서운 건 윤석열이었다. 
 
게다가 든든한 180석이 있는데, 설마 탄핵을 당하겠는가?
 
"부르셨습니까?"
 
갑작스러운 말소리에 문재인은 다시 잠에서 깼다.
 
눈앞에 박범계가 서 있었다.
 
자는데 깨운 것에 심통이 난 문재인은 확 멱살을 잡아챌까 하다가 비서관이 보고 있다는 생각에 참기로 했다.
 
문: 불렀으니까 자네가 온 거 아닌가. 
 
박: 정말 그러네요. 제가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습니다. 허허.
 
박범계의 포용력에 문재인은 가슴이 뭉클해졌는데,
 
이는 추미애한테서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문: 자네에게 중책을 맡기겠네. 법무장관이 돼서 윤석열을 쫓아내게. 그래야 검찰개혁이 완성되고, 내가 편히 잠들 수 있네.
 
박: 맡겨 주십시오.
 
문: 내가 왜 자네가 적임자라고 생각한 줄 아나?
 
박: 제가 알 리가 있겠습니까?
 
문: 혹시 자네, 이솝우화 읽어봤나?
 
박: 제 스타일이 아니어서 조금 읽다가 말았습니다.
 
문재인은 책상에 있던 이솝우화를 꺼내서 박범계에게 건넸다.
 
책을 받으면서 박범계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 씨 나 책 진짜 싫어하는데...'
 
문: 거기 보면 <바람과 해님>이라는 이야기가 있네. 내가 자네를 선택한 건 자네가 바로 해님과 같은 스타일이기 때문이야.
 
박: 제가 해님이라고요? 
 
문: 그래. 예를 들어보자고. 자네 측근이 선거 때 다른 후보자에게 불법선거자금을 달라고 한단 말이야. 그 당사자가 자네한테 그걸 고자질해. 그럼 자네는 어떻게 하겠나? 그 측근을 야단치겠나?
 
박: 아니죠. 저랑 오래 같이 한 측근인데, 고작 그런 일로 야단을 칩니까?
 
문: 바로 그거야. 그래서 자네를 해님이라고 표현한 거야. 그 책 읽고 윤석열 퇴진 꼭 해내게.
 
청와대를 나오면서 박범계는 생각했다.
 
"내가 해님이라고? 가만. 문재인은 달님인데, 그럼 족보가 어떻게 되는 거야?"
 
그로부터 일주 뒤, 윤석열은 카톡 문자 하나를 받는다.
 
 
▲ 서민 교수 블러그 캡쳐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