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페이스북 켑쳐
[김민호 기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와의 만남을 알렸다. 김 교수는 의사 출신인 안 대표에게 "국민의 병, 민족의 병을 치료해야 한다"고 당부했고, 안 대표는 "썩은 나무를 벨 시간이 다가왔다"고 화답했다.
 
10일 안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통해 “어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님을 찾아뵙고 새해인사를 드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박사님의 서재 테이블에 눈길이 갔다.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복귀를 결정한 법원판결 기사가 1면에 실린 12월 25일자 신문이 맨 위에 놓여 있었다”며 “박사님께는 그 이후로 우리나라에 희망이 될 만한 새 소식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박사님은 따뜻한 밥 한 상을 내주셨다. 저의 출마 소식이 무척 기쁘셨다고 했다. ‘지니고 있는 정직함과 밝은 모습을 잃지 말라’는 말씀을 하셨다”며 “찬물에 세수를 한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선생님께 밥상머리 교육을 제대로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이제 나무를 베러 나서야 할 시간이라고 적었다. 안 대표는 “박사님께서는 링컨의 사진 액자를 선물로 주셨다. 돌아오는 길에 선물해주신 액자를 마주하면서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 데 4시간을 쓸 것’이라는 링컨의 말이 떠올랐다”며 “이제 나무를 베러 나서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많은 시간 도끼를 갈고 닦았지만, 얼마나 날이 서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혹독한 겨울 추위가 깊어질수록 따뜻한 봄도 가까이 다가오는 법이다. 썩은 나무를 베고 희망의 나무를 심기에 좋은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해당글 전문이다.
 
어제 토요일엔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님을 찾아뵙고 새해인사를 드렸습니다. 김 박사님은 93세이시지만, 영원한 청년이셨습니다. 목소리는 또랑또랑했고, 열정 또한 여전하셨습니다. 요즘도 일주일에 3회씩 유튜브 방송을 하고 계십니다.
 
제일 먼저 박사님의 서재 테이블에 눈길이 갔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복귀를 결정한 법원판결 기사가 1면에 실린 12월 25일자 신문이 맨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박사님께는 그 이후로 우리나라에 희망이 될 만한 새 소식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박사님은 “꼭 그 위로 안철수 서울시장 당선 1면 기사가 놓여지길 고대한다”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박사님은 제게 따뜻한 밥 한상을 내주셨습니다. 늘 어둡고 안타까운 나라 소식에 즐거울 날이 없었는데, 저의 출마 소식이 무척 기쁘셨다고 했습니다. 이어 “서울시도 이제 전 시장의 어두운 죽음을 넘어 밝은 도시가 되어야 한다. 국가의 병, 민족의 병을 치료해야 한다.”면서 “의사 출신인 안철수가 그 역할을 꼭 해주기를 바란다”고 용기를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지니고 있는 정직함과 밝은 모습을 잃지 말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찬물에 세수를 한 듯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더 정직한 마음, 더 밝은 모습으로 국민과 함께 희망을  찾아내자고 다짐했습니다. 선생님께 밥상머리 교육을 제대로 받은 셈입니다.
 
식사후 박사님께서는 링컨의 사진 액자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박사님은 링컨 연구로 미 보스턴대에서 철학박사를 받으셨습니다.  유신 이후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상과 판단 기준은 자유민주주의이고, 링컨 대통령의 정직한 정치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계십니다.
 
박사님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이게 뭡니까”라며 따끔하게 비판하셨습니다. 여야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런 박사님께서 2021년의 대한민국에 “도대체 이게 뭡니까”라는 경고를 하고 계십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우리 모두 다시 돌아봐야할 때입니다.
 
꼭 좋은 소식과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겠다는 인사를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선물해주신 액자를 마주하면서 링컨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 데 4시간을 쓸 것이다.” 
 
이제 나무를 베러 나서야 할 시간입니다. 
 
저도 많은 시간 도끼를 갈고 닦았지만, 얼마나 날이 서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썩은 나무를 벨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강추위로 인해 기적의 한강도 얼어붙었습니다만, 혹독한 겨울 추위가 깊어질수록 따뜻한 봄도 가까이 다가오는 법입니다. 썩은 나무를 베고 희망의 나무를 심기에 좋은 날이 머지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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