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C 캡쳐
[정재원 기자]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4만5천5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굴벽화가 발견된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고고학자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동물 동굴 벽화인 야생 돼지를 45,500년 전에 그린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멧돼지 벽화는 가로 136, 세로 54㎝로, 암적색 오커(안료)를 이용해 그렸다. 멧돼지 얼굴 부위에는 성체 수컷의 특징인 한 쌍의 뿔처럼 생긴 엄니(하악견치)가 선명하게 묘사돼 있다. 
 
이 멧돼지는 부분적으로만 남은 두 마리의 다른 멧돼지를 마주하고 있어 무언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엉덩이 위쪽에는 손을 대고 안료를 뿌려 만든 두 개의 손바닥 자국도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 동굴은 도로에서 한 시간가량 걸어 들어가야 하는 석회암 절벽으로 둘러싸인 오지의 계곡에 있으며, 우기에는 주변이 물에 잠겨있어 건기에만 접근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술라웨시 섬에서 포유류를 사냥하는 반인반수(半人半獸)를 묘사한 벽화를 찾아내 4만3천900년 전에 그려진 가장 오래된 벽화로 발표한 바 있는데, 멧돼지 벽화는 이보다 1천600년 가량 더 거슬러올라 가는 것이다. 
 
사이언스 진스지에 게재된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맥시메 아우버트는 "이 작품을 만든 사람들은 완전히 현대적이었고, 우리와 똑같았고, 그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모든 능력과 도구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BBC는 "이 그림은 인물을 묘사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예술일지 모르지만, 가장 오래된 인공 예술은 아니다"며 "남아공에서는 7만3,000년 전에 만들어진 해시태그 같은 낙서가 알려진 그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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