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외교부 장관에 정의용(왼쪽부터)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現),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황희 국회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권칠승 국회의원을 내정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김민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신임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내정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는 황희 민주당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러한 3개 부처 장관에 대한 교체를 골자로 하는 개각을 단행했다고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로써 문 대통령의 잔여 임기를 함께할 내각 개편 작업이 거의 마무리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두 차례 걸친 개각을 통해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한 데 이어 이날 추가 개각으로 3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 국무위원 절반을 교체하게 됐다.
 
문재인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으로 4년 여를 이끌어 왔던 강경화 장관은 정 전 실장에게 바통을 넘기게 됐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른 맞춤형 인사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초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정 후보자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수평 이동시킨 것은 그동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점에 주목해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염두에 뒀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다만 정부 외교안보 인재 풀이 제한적이라는 측면을 방증한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고를 거쳐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석사에 이어 캄보디아 왕립학술원 명예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주제네바 특명전권대사를 지냈고, 17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문재인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7월 물러난 뒤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지내고 있다.
 
황희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강서고와 숭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에서 도시공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참여정부 시절 비서실 행정관을 지냈고, 20대에 이어 21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대구 경북고를 거쳐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참여정부 시절 비서실 행정관을 지냈고, 20대 국회에 이어 21대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당 정책위 부의장,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18개 부처 장관 중 여성 장관은 5명(추미애·박영선·강경화·유은혜·정영애)이다. 추미애 장관과 이번 인사로 박영선 장관, 강경화 장관까지 교체되면 여성은 2명(11.1%)으로 줄어든다. 이는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치로, 문 대통령은 앞서 대선후보 시절 '여성 장관 내각 30%' 달성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 현역 의원이 2명이나 포함하면서 사실상 '의원 내각'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18개 부처 장관 중 정치인 출신은 5명(유은혜·박영선·전해철·추미애·이인영)이다. 인사 청문 과정에 있는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입각하게 되면 6명으로 늘어난다. 또 이번 인사로 2명(권칠승·황의) 현역 의원이 입각하면 총 8명으로 44.4%에 달하는 비율을 차지하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개각은 한 마디로 부엉이 모임의 약진”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친문(親文) 핵심 인사들의 친목 모임이었던 ‘부엉이 모임’ 구성원에서 또 장관 후보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청와대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과거 부엉이 모임 간사를 맡았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부엉이 모임 핵심 멤버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곧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한 박 장관의 사표를 재가할 예정이다. 이 고위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차관이 직무 대행을 유지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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