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 최근 나온 신간 ‘카키스토크라시’라는 책의 부제, ‘잡놈들이 지배하는 세상’에 이런 글귀가 나온다.
"자격 없는 부도덕한 지도자가 통치하는 나라" "엘리트 탈 쓴 황금만능주의에 물든 권력층과 정치인들"
시선이 꽂힌 것은 '잡놈'이란 단어다. 며칠 전 읽었던 황희만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의 '정의(正義)는 권력자가 정의(定義)한다?'란 글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정치에서 인간쓰레기 같은 오색잡놈을 없애고 그러고 나서 다른 사람을 선택했지만 이 사람들 역시 또 다른 오색잡놈 같은 인간쓰레기다”
황 위원은 요즘 들어 영어 예문(People always get rid of reprobate from politics and replace him with some other reprobate.)의 이같은 표현이 실감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법무부장관 청문회, 그리고 법무부차관과 공수처장 임명과정을 보면서 더욱 과연 정의사회가 구현될 수 있나 의구심이 강하게 든다며 "결국 정의는 권력을 쥔 자들이, 칼자루를 쥔 사람이 정하는 것이지 일반국민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나게 해주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2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5대 비리를 비롯한 중대 비리자들의 고위 공직 임용 배제 원칙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와 깨끗한 공직 문화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나치게 이상적인 공약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박범계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패스트 트랙 사건’으로 검찰 수사 대상이고, 재산신고 누락과 허위거래 의혹, 고시생 폭행 시비 등 부적격 사유가 산더였음에도 불구, ‘모르쇠’로 일관했고 결국 하루 만에 대통령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임명했다. 현 정부 들어 야당 동의와 상관없이 27번째 장관이 됐다.
결국 이법 임영 역시 문 대통령 스스로 국민에게 약속한 공직자 임명 '7대 원칙'은 앞서 추미애, 조국 법무장관 임명 때와 같이 '그냥 해 본 말'이 됐다.
위장전입에 육아휴직을 자기 유학기간으로 활용한 공수처장은 물론 앞서 택시기사에게 술 먹고 행패부린 사람도 법무차관으로 임명돼 소위 정의(正義)를 실현하겠다고 한다. 정의를 실현하고 구현하는 국가 권력기관 법무부에서의 일이다.
'정의(正義)는 권력자가 정의(定義)한다'는 말이 실감나는 주말이다.
심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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